'가을야구' 물거품 되나? 위기에 놓인 TOR…'863억' 투수는 못했지만, 류현진이 해내야 한다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시즌 4승 사냥에 나선다. 승리 운이 따르지 않는 흐름을 끊어내고, 위기에 빠진 토론토 블루제이스를 구해낼 수 있을까.
류현진은 13일(이하 한국시각)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의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홈 맞대결에서 선발의 중책을 맡는다.
토론토의 입장에서 텍사스와 이번 4연전은 매우 중요하다. 12일 경기 종료 시점 토론토는 80승 64패 승률 0.556으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2위에 랭크돼 있는데, 그 뒤를 텍사스가 79승 64패 승률 0.552로 3위, 시애틀 매리너스가 79승 65패 승률 0.549로 4위에 랭크돼 있다. 토론토와 격차는 각각 0.5경기와 1경기에 불과하다. 와일드카드는 3위까지만 가을야구 티켓을 얻는데, 텍사스와 간격을 벌릴 수 있는 더할나위 없는 기회인 까닭.
현재 토론토는 12일 경기 종료 시점으로 144경기를 치렀는데, 정규시즌 종료까지는 단 18경기만 남겨두고 있다. 텍사스와 4연전이 끝나면 보스턴 레드삭스와 3경기, 탬파베이 레이스, 뉴욕 양키스와 각각 6경기씩을 소화하면 시즌 일정은 모두 종료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규시즌 종료가 임박한 상황에서 텍사스와 '운명의 4연전'의 여부는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12일 경기 과정과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올 시즌에 앞서 토론토와 3년 6300만 달러(약 836억원)의 계약을 맺은 크리스 배싯은 12일 선취점을 내주는 과정에서는 투구판 이탈 규정을 위반하면서 '보크'와 다름 없는 판정을 받는 등 5⅓이닝 동안 무려 5실점을 기록하며 무너졌다. 그래도 배싯이 내려갈 때까지는 간격은 3-5으로 충분히 따라갈 수 있었다. 하지만 불펜 투수들 또한 텍사스 타선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4-10으로 패했고, 간격은 좁혀졌다. 게다가 3연승의 좋은 흐름마저 제동이 걸리게 됐다.
배싯과 불펜 투수들이 텍사스의 강타선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현재 모든 부담감은 류현진이 떠안게 됐다. 토론토의 잔여 일정에는 와일드카드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탬파베이와 6연전이 포함도 있는데, 류현진마저 텍사스 타선을 막아내지 못한다면, 올 시즌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의 꿈은 물거품이 될 수 있다. 특히 LA 에인절스와-시애틀의 경기 결과에 따라 13일 곧바로 와일드카드 경쟁 4위까지도 추락할 수 있다.
그래도 류현진의 흐름은 나쁘지 않다. 지난해 토미존 수술을 받고 빅리그 마운드로 돌아온 첫 등판에서 아메리칸리그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게 패했던 류현진. 하지만 지난달 8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맞대결에서는 4이닝 '노히트' 투구를 선보이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렸고, 이후 시카고 컵스와 신시내티 레즈, 다시 만난 클리블랜드를 연달아 잡아내며 파죽의 3연승을 질주했다.
가장 최근 등판에서는 승리와 연이 닿지 않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거나, 불펜이 류현진의 승리를 지켜내지 못했기 때문. 하지만 류현진은 자신의 몫을 완벽히 해냈다. 그는 메이저리그 데뷔 후 가장 성적이 좋지 않았던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도 5이닝 2실점(2자책)의 결과를 남겼고, 지난 7일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맞대결 또한 5이닝 2실점(2자책)으로 역투했다.
일단 류현진은 '대등'한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월드시리즈(WS) 우승'이라는 목표를 안고 있는 텍사스는 최근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전력을 크게 보강했는데, 특히 지난 시즌에 앞서서는 'FA 최대어'로 불리던 코리 시거와 마커스 세미엔을 영입하면서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텍사스는 올해 팀 OPS 0.793로 메이저리그 전체 3위, 팀 타율은 0.267으로 전체 2위에 랭크돼 있다. 이는 아메리칸리그 각각 1위에 해당된다.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지만, 짧은 이닝이더라도 최소 실점의 투구가 필요하다.
류현진이 최소 실점의 경기를 펼쳐준다면, 이후에는 타자의 몫이다. 상대 선발은 연봉 '4333만 달러(약 575억원)'의 사나이 슈어저. 그래도 토론토에는 상대 전적이 좋은 선수가 많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는 통산 2홈런 5타점 타율 0.333으로 슈어저에게 강했다. 게다가 케빈 키어마이어가 타율 0.273, 조지 스프링어가 타율 0.333, 캐반 비지오 또한 1타점 타율 0.500으로 강한 모습이었다.
류현진이 슈어저와 텍사스를 잡아내고 토론토의 승리를 이끔과 동시에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다면, 이는 분명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의 몸값에도 좋은 영향이 생길 수 있다. 6300만 달러 사나이가 막아내지 못한 텍사스 타선을 류현진이 요리할 수 있을까. 부담이 큰 등판이지만,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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