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대목장 점검] ‘홍로’ 생산 큰 폭으로 줄어 강세행진 이어갈듯
연이은 재해에 탄저병 확산
공급 작년보다 30% 넘게 ↓
대과 비중 적고 품위도 저하
5㎏ 상품 4만원대로 올라서
지난 추석보다 30% 높은 값
올해 추석 대목장에 출하될 ‘홍로’ 사과 가격이 강세를 띨 것으로 분석됐다. 저온피해와 우박, 긴 장마 등 잇따른 자연재해로 작황이 크게 악화한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30% 이상 생산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올 추석 대목 사과값은 강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저온피해·우박·장마 재해 3연타에 생산량 지난해보다 30∼50% 감소=11일부터 전국 주요 농산물도매시장에서 추석 대목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가운데 충북 충주, 경북 영주·문경·안동 등 전국 사과 주산지 관계자들은 올해 공급물량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산지별로 차이는 있지만 지난해보다 사과 출하량이 30∼50% 감소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윤성준 대구경북능금농협 영주농산물유통센터장은 “4월 저온피해로 착과량이 줄어든 데다 이후 우박까지 내려 피해가 누적됐다”며 “결정적으로 7월 한달간 이어진 장마로 탄저병이 급속히 확산해 ‘홍로’ 사과의 경우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3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상복 충북원예농협 농산물산지유통센터(APC) 소장도 “충주지역의 경우 저온피해로 과 비대가 이뤄지지 않아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25∼30%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었는데 7월 이후 탄저병 때문에 예상보다 작황이 더 악화했다”며 “현재 센터 사과 입고량을 보면 지난해보다 50%가량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박과 탄저병 피해로 올해 사과 품위도 대체적으로 떨어진다는 평가다. 제수로 쓰일 대과 비중도 많지 않아 중소과 위주로 출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범 경북 문경농협 경제사업본부장은 “현재 사과 한알당 300g 이상 나가는 대과 비중이 20% 미만으로 예년보다 크게 낮은 상황”이라며 “저온피해로 과 비대가 원활하지 않았고, 7월 일조량 부족으로 색택도 예년만 못해 전체적으로 품위가 좋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올해 전체 사과 생산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농경연이 최근 발표한 ‘9월 관측월보’에 따르면 올해 사과 생산량은 44만9000t 내외로 지난해와 평년보다 각각 20.8%·11.9%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 중 ‘홍로’ 사과는 착과수 감소와 탄저병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29% 줄어들 것으로 관측됐다.
농경연 관계자는 “추석 성수기 사과 출하량은 ‘홍로’ 사과 생산량이 줄어든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5만6000t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사과값 도매시장·산지 모두 강세 전망=사과 공급이 지난해보다 크게 줄어들면서 도매시장에서 사과값은 강세를 띠고 있다.
11일 서울 가락시장에서 ‘홍로’ 사과는 5㎏들이 상품 한상자당 평균 4만1851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해 추석 대목(추석 2주 전) 평균 경락값(3만2029원)보다는 30.7%, 평년 평균 경락값(3만4036원)보다는 23% 높은 값이다.
고태종 농협가락공판장 부장장은 “올해 사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적게는 30%, 많게는 50%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가격이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생산량 자체가 크게 줄었기 때문에 품위와 관계없이 강세를 띨 것으로 전망되고, ‘홍로’ 사과가 부족할 경우 ‘양광’ ‘시나노스위트’ 등 대체 품종을 확보해 거래를 이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산지 공판장의 가격도 지난해보다 크게 상승했다. 11일 안동농협 농산물공판장에서 ‘홍로’ 사과는 특2품이 1㎏당 평균 6425원에 거래돼 지난해보다 20∼30% 올랐다는 분석이다.
박승우 경북 안동농협 경매과장은 “가장 등급이 높은 백화점용 사과의 경우 20㎏들이 한상자당 24만원에 거래되는 등 산지 가격 또한 유례없는 강세를 띠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올해 사과 반입량이 지난해보다 3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여 사과값 강세가 유지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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