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이종섭 '탄핵' 대신 '사표' 선택…야 인사권 행사 차단 뚫기

양소리 기자 2023. 9.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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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사표를 받아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현재 이 장관의 탄핵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무위원 탄핵소추를 추진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1년 사이에 장관을 두 번이나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정당이 어딨나. 이상민 장관 역시 탄핵 대상이 아니라는 걸 결국 헌법재판소가 확인해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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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국방장관 탄핵"…윤, 국정공백 최소화 고심
대통령실 정무적 판단…"야 '투쟁 전선' 없애야"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오른쪽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2023.09.12.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이종섭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사표를 받아 수리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이 고(故)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이 장관의 해임을 요구하는 가운데 선제 대응에 나선 셈이다. 이 장관이 탄핵을 당하면 수개월 동안 탄핵 인용 여부를 기다려야 하는 만큼 이런 상황을 돌파하고 인사권을 행사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장관의 사표를 재가하고 13일 개각 인사를 할 가능성이 크다. 윤 대통령의 속전속결로 정부는 안보장관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민주당의 탄핵 공세도 멈출 수밖에 없게 됐다.

야 "국방장관 탄핵"…윤, 국정공백 최소화 고심

국방장관의 사표 재가가 빠르게 처리된 가장 주요한 이유는 국정공백 최소화다.

이 장관은 "먼저 사의를 표명하지 않으면 (정부가) 엄청난 부담이 되지 않겠는가 생각한다"며 "안보 공백만큼은 막기 위해서 깊은 고민을 했다"고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민주당은 현재 이 장관의 탄핵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민주당의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지난 11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내일(12일) 긴급의총을 열어서 탄핵소추안을 최대한 빨리 당론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국방 장관의 권한 행사는 즉각 정지된다. 국회법 제134조(소추의결서의 송달과 효과) 2항은 "임명권자는 소추된 사람의 사직원을 접수하거나 소추된 사람을 해임할 수 없다"고 명시됐다. 탄핵소추가 추진되면 대통령이 직접 해임할 수도, 후임자를 지명할 수도 없다.

민주당은 이태원 압사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으며 지난 2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국무위원 탄핵소추를 추진했다. 이 장관은 헌법재판소가 전원일치로 탄핵안을 기각할 때까지 167일간 업무에서 배제됐다. 국방장관의 탄핵소추안이 의결되면 안보국방 분야의 결정권자가 약 5개월동안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는 뜻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금은 캠프데이비드에서 한미일 정상들이 합의한 안보 협력이 속도를 낼 시기"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으로 북한과 러시아의 무기 거래까지 가시화된 가운데 국방장관의 공백은 그 자체로 안보 위협이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2023.09.12.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야 '투쟁 전선' 없애야"…대통령실 정무적 판단

민주당이 고 채 상병 사건에 화력을 집중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대통령실의 정무적 판단도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상민 장관의 탄핵소추 의결 당시에 벌어졌던 정국 '블랙홀' 사태를 다시는 겪지 않기 위해 윤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는 뜻이다.

민주당은 이미 고 채 상병 사망 사건 진상규명 특별검사(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한 상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이재명 대표의 단식에 정부가 특별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어 야당으로서는 전선 구축에 실패한 상황"이라며 "다음으로 예상할 수 있는 단계는 민주당의 '투쟁'이다. 안보장관이 사퇴하면 야당의 투쟁 전선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뉴시스에 말했다.

이 장관의 사임은 정부여당의 민주당을 향한 역공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1년 사이에 장관을 두 번이나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정당이 어딨나. 이상민 장관 역시 탄핵 대상이 아니라는 걸 결국 헌법재판소가 확인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방장관을 탄핵하겠다고 나서는 건 야권의 빈약한 안보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며 바로 소폭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개각 대상은 국방부, 여성가족부 등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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