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카우에 배터리 사업 시너지… 존재감 커지는 SK엔무브

정재훤 기자 2023. 9. 13.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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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인 정유 실적이 부진하고,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꾸준한 흑자를 내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SK엔무브는 최근 열관리(Thermal Management)를 신사업으로 삼아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 새롭게 열릴 전기차 배터리 액침 냉각 시장에서 SK온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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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의 주력 사업인 정유 실적이 부진하고, 배터리 자회사 SK온도 적자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꾸준한 흑자를 내는 윤활유 자회사 SK엔무브의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SK엔무브는 최근 열관리(Thermal Management)를 신사업으로 삼아 관련 투자를 이어가고 있는데, 향후 새롭게 열릴 전기차 배터리 액침 냉각 시장에서 SK온과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에 1068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정제마진(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을 뺀 값)이 악화하며 석유 사업에서만 4112억원의 손실을 기록했고, SK온 역시 1315억원의 적자를 냈다.

박상규 SK엔무브 사장이 이달 5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워커힐에서 열린 '지크(ZIC) 브랜드 데이'에서 ZIC의 미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SK이노베이션 제공

반면 SK엔무브는 2분기에 2599억원의 흑자를 냈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17%에 달한다. 올해 상반기에도 SK이노베이션 8개 계열사 중 가장 높은 영업이익(5201억원)을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엔무브는 모회사 실적이 부진할 때도 꾸준한 이익을 내 그룹 내에서 알짜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SK루브리컨츠에서 사명을 바꾼 SK엔무브는 최근 ‘ZIC e-FLO’라는 새 브랜드를 공개하며, 향후 전기차·데이터센터·배터리 등 전기 에너지가 쓰이는 모든 곳에 필요한 플루이드(Fluids·유체)를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윤활유 이외의 다른 사업에 공식적으로 진출한 것은 SK엔무브가 국내 업계 최초다.

SK엔무브는 특수 제작한 냉각유에 제품을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 냉각’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해 미국 기업 GRC에 2500만달러(약 330억원)를 투자해 관련 기술을 공동 개발 중이고,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그룹 계열사들과도 협업하고 있다.

SK엔무브는 에너지 저장 장치(ESS)나 전기차 배터리를 액침 냉각하는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아직은 초기 시험 단계지만, 기술이 충분히 확보되면 향후 SK온과 시너지를 내며 완성차 업체와도 협업한다는 목표다. SK엔무브 관계자는 “전기차 배터리 액침 냉각은 향후 1~2년 안에 상용화가 될 것으로 본다”며 “완성차 업체와도 공동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 공유와 이동욱이 모델로 출연한 SK엔무브의 광고 영상 장면. /SK엔무브 제공

SK엔무브는 기업 알리기에도 적극적이다. 제일기획이 연출한 SK엔무브의 최근 ZIC 광고는 드라마 ‘도깨비’에서 호흡을 맞춘 공유와 이동욱이 출연했다. 새로 바뀐 사명과 전기차용 윤활유, 열관리 등 ZIC의 신사업 영역을 동시에 알리기 위해 광고에 힘을 줬다는 후문이다.

SK엔무브는 2015년과 2018년에 상장을 시도했으나 예상보다 기업가치가 낮아 중도에 포기했다. 향후 시장 상황을 살피며 기업공개(IPO)를 재시도할 전망이다. 허정욱 SK엔무브 경영기획실장은 지난 5일 “자본시장과 주주사들의 의견을 지켜보고 있다. 상장은 신중하게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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