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요한 순간에 만난 난적.. 무거운 짐 지고 TEX전 나서는 류현진[슬로우볼]
[뉴스엔 안형준 기자]
류현진이 무거운 짐을 지고 마운드에 오른다.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은 9월 13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리는 '2023 메이저리그' 텍사스 레인저스와 경기에 선발등판한다. 류현진은 시즌 8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라 시즌 4승에 도전한다.
중요한 일전이다. 토론토는 현재 치열한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동부지구 우승 경쟁에서는 12일까지 1위 볼티모어 오리올스에 11.5경기차로 뒤쳐지며 가능성이 0에 가까워지고 있는 상황. 하지만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아직은 유리한 고지에 있다.
토론토는 12일까지 80승 64패, 승률 0.556을 기록해 와일드카드 2위를 달리고 있다. 그런 토론토를 맹렬히 추격 중인 팀이 바로 0.5경기차 3위인 텍사스다. 류현진의 투구 내용에 따라 와일드카드 순위가 바뀔 수 있다.
4위인 시애틀 매리너스와 승차도 단 한 경기. 5위 보스턴 레드삭스와는 6.5경기의 적잖은 승차가 있지만 1위 탬파베이 레이스가 토론토를 8.5경기나 앞서며 사실상 티켓 한 장을 확보해놓고 있다. 2,3위 두 장의 티켓을 두고 토론토와 텍사스, 시애틀이 1경기차 초접전을 펼치고 있는 상황이다. 매 경기가 월드시리즈 7차전인 것처럼 필승의 각오를 다져야 하는 토론토다.
2.5경기차 '추격자'의 입장으로 9월을 시작한 토론토는 대진운에 힘입어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8월 마지막 시리즈부터 워싱턴 내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캔자스시티 로열스 등 양 리그의 최약체 팀들을 연이어 만난 토론토는 6개 지구 중 4개 지구의 최하위팀들과의 12경기에서 9승을 거뒀고 직전 캔자스시티 3연전을 쓸어담으며 2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12일 경기에서 상승세가 꺾였다. 각 지구 최하위 팀들을 상대로 거침없이 달려왔지만 '강팀' 텍사스와 시리즈 첫 경기에서 4-10 대패를 당했다. 팀 내 최다승 투수인 크리스 배싯을 내세우고도 크게 패했다. 연패에 빠지지 않도록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하는 상황. 그 중요한 경기의 선봉에 류현진이 선다.
류현진 입장에서도 호투가 꼭 필요하다. 류현진은 지난 8월 2일 토미존 수술 복귀전에서 볼티모어에 5이닝 4실점으로 패했지만 이후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두 번째 등판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에서는 타구에 맞아 4이닝만을 소화했지만 4이닝을 노히트로 막아내는 기염을 토했고 이를 시작으로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 다시 만난 클리블랜드를 상대로 3연승을 거뒀다. 지난 2일에는 비록 노디시전이었지만 쿠어스필드 원정도 5이닝 2실점으로 성공적으로 마쳤다. 두 번째 등판부터 6번째 등판인 쿠어스필드 원정까지 류현진이 등판한 5경기에서 토론토는 모두 승리를 거뒀다.
그 상승세가 지난 7일 오클랜드전에서 패전을 기록하며 꺾였다. 류현진은 당시 5이닝 2실점을 기록해 결과 수치는 지난 등판들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상대가 최약체 오클랜드였다는 점과 주무기인 커브와 체인지업이 흔들리며 지난 등판들에 비해 상당히 아쉬운 투구 내용을 보였다는 점 등에서 불안 요소가 생겼다. 토론토 현지 유력 매체인 '토론토 선'은 류현진의 오클랜드전 피칭에 대해 "전과 달리 오늘은 날카롭지 못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올시즌이 끝나면 FA 시장으로 향해야 하는 류현진인 만큼 다시 좋은 평가를 쌓을 필요가 있다.
텍사스는 무서운 공격력을 가진 팀이다. 팀 타율 메이저리그 전체 2위, 팀 OPS 전체 3위인 텍사스는 올시즌 아메리칸리그 15개 팀 중에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고 있을 정도로 득점력이 뛰어나다. 텍사스보다 팀 득점이 많은 구단은 메이저리그 전체 승률 1,2위인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LA 다저스 뿐이다. 아메리칸리그 승률 1위인 볼티모어보다도 타격만큼은 더 강력한 팀이 바로 텍사스다. 0.700 이상의 OPS를 기록하는 타자가 거의 없었던 오클랜드와 달리 텍사스는 주전 라인업의 절반 이상이 0.800 이상의 시즌 OPS를 기록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전체 OPS 2위이자 아메리칸리그 타격 1위인 '다저스 시절의 동료' 코리 시거(.337/.398/.651 30HR 88RBI)를 비롯해 '토론토 전 동료' 마커스 세미엔, 미치 가버, 네이트 로우, 조나 하임 등 강타자들이 타선을 지키고 있다. 특히 세미엔은 최근 7경기에서 무려 .433/.485/.900 4홈런 6타점을 기록할 정도로 타격감이 절정에 오른 상태다.
좌타자면서도 좌완에게 전혀 약하지 않은 시거를 비롯해 좌완에게 강점을 갖는 타자들이 많다. 우타자인 세미엔과 가버는 물론 스위치 히터인 하임과 로비 그로스먼도 우완보다 좌완에게 훨씬 강점을 보이고 있다. '전형적인 좌타자'인 로우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타자들이 좌완에 약점을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텍사스에서 가장 좌완에 강한 타자인 신예 3루수 조시 영과 또 한 명의 우타 강타자인 외야수 아돌리스 가르시아가 부상으로 이탈했다는 것이다.
선발 맞대결 매치업도 만만치 않다. 텍사스가 내세우는 선발투수는 현역 최고의 에이스 중 한 명인 맥스 슈어저다. 비록 39세의 나이로 올해 2011년 이후 가장 높은 평균자책점(3.91)을 기록하고 있지만 뉴욕 메츠에서 텍사스로 트레이드 된 후에는 성적이 올랐다. 여름 시장에서 팀을 옮긴 슈어저의 이적 후 성적은 7경기 3승 2패, 평균자책점 3.63. 직전 등판에서 휴스턴 애스트로스에 3이닝 7실점으로 무너지기 전까지 6경기에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단 2.21이었다. 슈어저 역시 지난 등판의 부진을 씻기 위해 총력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팀에게도 중요한 시기에 난적을 만났다. 이날 경기는 토론토 입장에서 시즌 막바지 순위 싸움의 분수령이자 복귀전 이후 상대적으로 수월한 타선들을 만나온 류현진 입장에서도 올겨울 시장에 대비해 빅리그 구단들에게 자신의 건재를 알릴 수 있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과연 류현진이 텍사스를 상대로 어떤 피칭을 펼칠지 주목된다.(자료사진=류현진)
뉴스엔 안형준 marka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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