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우디] 조규성 결승골...클린스만호 '구사일생' 첫승
13일 영국 뉴캐슬의 사우디아라비아전 1-0 승리...조규성 전반 13분 선제골
클린스만 감독, 부임 6경기 만에 첫승...1승3무2패
[더팩트 | 박순규 기자] 드디어 첫승. 6경기 만에 승리를 신고했다. 끈질기게 따라붙던 지도력 논란에서도 일단 한숨을 돌리게 됐다. 승리의 물꼬는 '캡틴' 손흥민(토트넘)과 이재성(마인츠)이 텄고, 조규성(미트윌란)이 마무리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13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 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 아라비아와 친선 경기에서 전반 32분 이재성~손흥민~황인범의 절묘한 연계 플레이로 득점 기회를 만든 뒤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된 볼을 조규성이 헤더 선제 결승골로 연결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이재성이 오른쪽에서 개인 전술로 돌파한 뒤 중앙으로 내준 볼을 손흥민이 잡는 척하며 흘렸다. 손흥민에 집중하던 상대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흔들린 틈을 타 황인범이 오르발 슛으로 골문을 노렸다. 황인범의 슛이 사우디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되자 골에어리어에서 기회만 노리던 조규성이 가볍게 헤더로 왼쪽 골문을 뚫었다.
클린스만호는 웨일스와 유럽원정 1차전과 달리 공격에서 유기적 플레이를 보이며 전반 볼점유율과 슈팅 숫자에서 앞섰다. 전반 볼점유율은 55%-45%로 우세를 보였으며 슛팅 숫자에서도 11-4, 유효슛 6-2로 절대적 우위를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8위 한국은 54위의 사우디 아라비아에 앞서있으나 상대전적에서는 4승7무6패로 뒤지다 이날 승리로 5승7무6패를 기록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조규성을 투톱으로 내세운 4-4-2전형을 가동했다. 이재성(마인츠)과 황희찬(울버햄프턴)이 좌우 측면 미드필더로 나섰고 중원에는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가 호흡을 맞췄다. 포백 수비진은 이기제(수원)~김민재(바이에른 뮌헨)~정승현~설영우(이상 울산 현대)가 호흡을 맞췄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웨일스전 엔트리와 달라진 부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를 위해 귀국한 홍현석(헨트) 대신 황희찬이 선발로 나선 부분이다. 나머지는 그대로 나서 지난 2월 취임 후 5차례 경기에서 3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한 클린스만 감독의 취임 첫승을 노렸다.
한국은 조규성의 선제골 이후에도 계속된 공격 기회에서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파울을 잘 불지 않는 주심의 판정과 상대 골키퍼 선방에 막혀 추가골을 기록하지 못 했다. 전반 36분 조규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하산 탐박티의 태클에 걸려 넘어져 페널티킥이 기대됐지만, 주심은 휘슬은 울리지 않았다.
전반 41분에는 사우디 골키퍼 무함마드 우와이스의 잇따른 선방에 추가 골 기회가 무산됐다. 황희찬이 페널티아크에서 날린 땅볼 슈팅을 우와이스가 왼쪽으로 몸을 날려 막아냈고, 이어진 이재성의 리바운드 슈팅도 우와이스에게 막혀 아쉬움을 자아냈다.
클린스만 감독은 후반 좀처럼 추가골을 넣지 못하자 잇따라 선수를 교체하며 변화를 꾀했다. 1992년 전임 감독제 도입 후 부임 5경기 연속 무승의 불명예를 안은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디 아라비아전에서마저 승리를 거두지 못할 경우 중도하차 위기에 몰릴 수 있었다. 부임 후 5경기 연속 무승은 클린스만 감독이 처음인 만큼 첫승은 절실했다.
1-0리드에서 좀처럼 추가골을 넣지 못하다 후반 23분 조규성 황희찬을 벤치로 불러들이고 황의조 문선민을 투입했다. 후반 33분에는 이재성을 빼고 강상우를 투입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황인범과 손흥민도 교체하며 1-0 리드를 지켰다.
이로써 대표팀 사령탑으로서의 태도 논란을 빚었던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구사일생' 승리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재택 근무부터 외국 방송 출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 추첨식 참석 등 무수한 개인 일정 참석까지 논란이 끊이지 않았지만 6경기 만의 승리로 2024 카타르 아시안컵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첫승 논란'에 대해 "지금은 과정이라고 말하고 싶다. 11월에 시작하는 2026 북중미월드컵 예선과 내년 초 열리는 카타르 아시안컵에 대비해서 선수들을 점검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클린스만호는 오는 10월 A매치 기간에 FIFA 랭킹 31위 튀니지와 95위 베트남을 국내로 불러들여 평가전을 갖는다. 튀니지와는 10월 13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갖고 베트남과는 10월 17일 오후 8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른다.
'아프리카 강호' 튀니지는 한국과 역대 두 차례 경기에서 1승1무로 앞서 있다. 2002년 3월 첫 대결에서 0-0으로 비겼고 2014년 5월 두 번째 대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카타르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내건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보다 약체 팀과 만날 경우를 대비해 밀집 수비를 펼칠 상대를 원해 일본대표팀 사령탑 출신인 필립 트루시에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을 스파링 파트너로 낙점했다.
한국은 베트남과 역대 전적에서 17승 5무 2패로 앞서 있다. 한국은 2026년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에서 태국과 같은 조에 속하면서 '가상의 태국전' 상대로 베트남을 골랐다.
◆축구국가대표팀 친선경기(13일 영국 뉴캐슬)
대한민국 1-0 사우디아라비아
△득점 : 조규성(전32)
△출전선수 : 김승규(GK) 이기제 김민재 정승현 설영우 황희찬(후23 문선민) 황인범(후45+1 이순민) 박용우 이재성(후31 강상우) 조규성(후23 황의조) 손흥민(후45+1 오현규)
skp2002@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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