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조작해 퇴출된 황우석, UAE서 낙타 복제
인간 배아 줄기세포 논문 데이터 조작으로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 박사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정착해 낙타 등 동물 복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그의 UAE에서 근황을 담은 ‘킹 오브 클론: 황우석 박사의 몰락’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에서 방영되기도 했다.
황 박사는 체세포 동물 복제의 권위자였다. 일반적으로 정자와 난자가 만나 새로운 생명이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이언 월머트의 복제양 돌리처럼 체세포를 이용해 같은 유전자를 가진 동물을 복제하는 방식이다.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였던 황 박사는 1999년 체세포 복제 소 ‘영롱이’를 만들었고 이후 돼지·개 등을 복제하는 데도 성공했다. 황 박사는 난자에서 핵을 제거할 때 연구팀만의 젓가락 기술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세계 최초로 만들었다고 주장한 인간 배아 줄기세포 연구는 전 세계 학계의 주목을 받았다. 난치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는 희망에 황 박사는 국민 영웅 대접을 받았다. 2004년 서울대 첫 석좌교수에 임명됐고 대통령 표창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인간 난자를 불법적으로 구해 윤리적 문제가 제기됐고,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 줄기세포 데이터가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며 2006년 논문이 철회됐다. 황 박사는 그해 서울대에서도 파면됐다.
황 박사는 한국을 떠나 UAE 아부다비 생명공학연구원에서 동물 복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그는 2016년 UAE 공주의 죽은 반려견을 복제해 준 것을 계기로 UAE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2010년 죽은 고품종 낙타의 체세포를 이용해 2021년 11마리의 낙타를 복제하는 데 성공했다. 낙타 복제에 왕가에서 260억원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013년 그는 멸종된 매머드 복제 연구에도 참여했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생명공학계 한 교수는 “황 박사가 동물 복제 분야 권위자인 것은 분명하지만 국민적 기대를 모은 것은 배아 줄기세포 때문이었다”면서 “전 세계 과학계에 조작으로는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반면교사가 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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