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中企 행사 참석한 MB… 사면 후 첫 공개 연설

이기우 기자 2023. 9. 13.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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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 여행 하고 왔다” 농담도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오후 서귀포시 롯데호텔 제주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이 공개 연설에 나서는 것은 지난해 12월 특별사면 이후 처음이다./뉴시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경제 단체가 주관한 공식 행사 연설에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이 대규모 행사에서 공식 연사로 나선 것은 작년 말 특별 사면된 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중소기업중앙회가 롯데호텔 제주에서 연 ‘2023 중소기업 리더스 포럼’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했다. 이 포럼은 전국 중소기업인 40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오는 15일까지 중소기업의 역할을 다짐하는 자리다. 이명박 정부에서 활동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28일 사면된 뒤 간혹 공개 일정을 소화하긴 했지만, 수백 명 앞에서 연설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날 그는 헤드 테이블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 등과 식사도 했다. 앞서 지난 3월 국립대전현충원의 천안함 46용사·연평도 포격 희생자 묘역을 참배하는 등의 공개 행사를 가진 적은 있다.

이날 연단에 선 이 전 대통령은 “김기문 회장의 요청을 받고 중소기업인 여러분의 얼굴이 생각났다”며 “오지 여행을 하느라 오래도록 여러분을 만나지 못했는데, 격식 없이 반갑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어 왔다”고 했다. 수감 생활을 오지 여행에 빗댄 것이다.

그는 “대통령 재임 당시 닥쳤던 세계 금융 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경제인, 공무원, 노동계 모두가 협력했지만 특히 중소기업계가 큰 기여를 했다”며 “당시부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에서 ‘동반 성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고, 지금 정부 역시 같은 방향을 잘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 “내년까지 세계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보이지만, 똘똘 뭉쳐 위기를 극복한다면 긍정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실제 2010년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목표로 하는 동반성장위원회를 만들었고, 중소기업 적합 업종을 선정하도록 했다. 올해 10월부터 시행되는 납품 대금 연동제도 이 전 대통령 임기 당시인 2008년 처음 검토됐다. 김 회장은 이날 이 전 대통령에 대해 “재임 당시 중소기업과 가장 많이 만나서 정책적 지원도 많이 해주셨던 대통령”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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