親野 진행자들 “尹커피”…가짜뉴스 확성기 된 공공재 라디오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등장한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는 라디오가 지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대거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됐는데, 이들의 편파성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스피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여당은 12일 “가짜 뉴스를 퍼 나른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 등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지난해 3·9 대선 사흘 전 대장동 사건 주역인 김만배씨와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의 인터뷰를 편집해 ‘윤석열 후보가 2011년 부산저축은행 사건 수사 때 브로커 조모씨에게 커피를 타줬다’며 봐주기 수사 의혹을 보도했다. ‘커피’ 부분 등은 가짜 뉴스였지만, 당시 ‘나꼼수’ 출신의 친야 방송인 김어준·주진우씨는 자신들 방송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언급했다. 김씨는 지난해 3월 7~8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 공장’을 진행하면서 “대장동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기사인데 포털에서 볼 수 없다” “오늘 기준으로 가장 중요한 기사는 이거예요” “김만배씨가 평소 지인(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한테 거짓말할 이유가 있는가” “이 내용은 유권자가 투표하기 전에 참고할 만한 매우 중요한 정보”라고 했다.
주씨도 같은 시기 KBS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서 “이거 김만배씨의 목소리가 직접 나왔기 때문에 좀 의미가 있는데요” “국민의힘 권영세 선대본부장이 군데군데 테이프가 조작된 흔적이 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요새는 테이프 안 쓰잖아요”라고 했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해야 할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앞장서서 가짜 뉴스에 신뢰도를 부여하고 나선 것이다.
김·주씨와 함께 지난 정권 때 라디오 진행을 맡게 된 신장식 변호사, 최경영 KBS 기자, 이동형 정치평론가 등도 마찬가지였다. 정의당 사무총장 출신인 신 변호사는 지난해 3월 7일 TBS라디오 ‘신장식의 신장개업’에서 김만배가 기획한 가짜 인터뷰를 언급하면서 “봐주기 수사 아니었냐고 했는데, 봐주기 수사로 보이는 정황이 굉장히 구체적으로 드러난 녹취 파일인 거죠?”라고 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성향의 패널은 “네 그렇죠”라고 답했다.
최 기자는 같은 날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흥미로운 것은 어제 윤석열 후보가 유세에서 언론인들의 노동조합을 ‘민주당 정권이 앞세워 못된 짓 하는 첨병’이라고 갑자기 연설을 했다. 그런데 김만배가 자신의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털어놓은 녹취록이 뉴스타파를 통해 보도됐다”며 “속 보이는 언행이죠?”라고 했다. 진행자가 뉴스타파 보도를 사실로 전제하고 윤 대통령의 발언을 비판한 것이다. 최 기자는 뉴스타파 출신으로, 2017년 ‘뉴스는 어떻게 조작되는가’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이씨도 YTN라디오 ‘이동형의 뉴스 정면 승부’에서 “국민의힘에서는 조작, 공작이라고 하는데 민주당에서 한 게 아니잖아요? 언론사에서 했는데 이걸 공작이라고 하면….” “만일 민주당에서 했다고 하면 사전 투표 끝나고 뭐 하러 이런 공작을 하겠습니까?”라고 했다. 김만배 인터뷰가 조작될 동기가 없다고 단정하는 듯한 발언이다.
국민의힘 ‘대선 공작 게이트 진상조사단’ 단장인 유의동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과거 선거 관련 범죄보다 이번 사건이 더 심각한 것은 언론의 방조 또는 협조를 통해 완성된 사건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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