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Why? 하나뿐인 지구를 위한 골든 서클
‘왜’라는 문제의식 가지고 지구 지속 가능성 높여야
이봉순 ㈜리컨벤션 대표
골든 서클이라 하면 여행자들은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35㎞ 거리에 위치한 싱베틀리르 국립공원, 게이시르 간헐천, 귀들포스(굴포스)를 묶어 부르는 ‘골든 서클’을 떠올릴 것이다. 아이슬란드를 대표하는 국가의 수호지와 자연 풍경을 연결해 당일 일정으로 경험할 수 있어 늘 인기가 높은 곳이다.
마케팅이나 경영을 하는 사람들은 조직 문화와 리더십의 구루로 불리는 사이먼 시넥의 ‘골든 서클’을 떠올릴 것이다. 수년 전 필자도 ‘TED’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을 때 새로운 인식의 문이 열리는 기분이었다. 자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랑받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의 제품이나 서비스가 팔리지 않는 이유’를 꼭 짚어서 이야기해 주는 자체에 끌렸고, 새로운 통찰을 선물해 주었다. 그때 필자는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보다 구성원들을 어떻게 이끌고, 어떻게 지원해 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Why? 왜 일을 해야 하는가? 우리 회사 구성원들을 한데 모으고 같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모두를 아우를 수 있는 가치관을 고민했다. 컨벤션의 가치를 알고 일을 시작했지만 구성원들과 진심으로 소통을 했는가, 그것도 지속적으로 했는가를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면 그렇지 못했다. 비전을 세우고 미션과 업무 프로세스, 매뉴얼로는 언제나 한계가 있었다. 언제나 그것까지였다. 사이먼에 의하면 대부분의 회사도 딱 거기까지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잭 웰치는 회사 가치관을 700번 얘기하면 ‘아…이런 게 우리 회사 가치관이구나’ 정도 수준이 된다고 했다.
사이먼은 스스로 회사를 운영하면서 동력을 잃고 실패를 했을 때 스스로 이겨내기 위해 애플과 같이 why 경영을 잘한 기업들을 조사하면서 골든 서클을 얻게 되었다고 한다. 애플은 단순히 컴퓨터 파는 회사가 아니고 빅브라더의 권력에 맞설 수 있는 힘을 개인에게 제공하겠다는 가치를 세웠다. 그들은 업체만이 가졌던 PC를 개인용으로 만들었고 통신사들이 독점했던 휴대폰 시장을 만들었고 많은 음악 제공 업체들이 아티스트와 분쟁할 때 아이튠즈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었다.
세계 최초 나는 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 또한 why에 충실했던 혁신가들이었기 때문에 역사에 한 획을 그을 수 있었다. 비행기 개발을 같은 시기에 시작했던 랭리는 라이트 형제에 비해 모든 요소를 우월하게 갖춰 주목을 받았다. 천문학자로서 명성이 높았고 투자금과 최상의 재료까지 모든 요소를 갖춘 랭리의 동기 부여는 1등이 되고 싶은 명예와 부였다. 그에 비해 라이트 형제의 성공 도구란 자전거 가게 푼돈 같은 이익금과 아주 특별한 무언가인 바로 꿈이었다. 왜 하늘을 나는 비행기 개발이 중요한지, 개발에 성공할 경우 모든 인류가 누릴 변화와 혜택을 상상하며 지역주민들에게 알리고 자신들의 대의에 동참하도록 영감을 불어넣고 고무시켰다. 비범한 사람들의 공통점은 why에 충실하고 가치에 꿈을 심고 이루어 내는 것이다. 명성이나 부를 예상하고 고무되는 이가 있는가 하면 신념에 동기 부여가 되는 사람이 있다.
Why?란 근본적인 질문에 담긴 가치가 왜 이토록 중요할까를 알게 된 지도 벌써 수년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why 개인적인 질문과 공동체적인 질문을 잊고 있을 때가 많았다. 지구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얼마 전 성황리에 마친 지구영상제를 통해 why 공동체적인 질문을 다시 하게 됐다.
기후변화 위기는 세상에 현재 시점으로 일어나고 있는 재앙들로 우리의 생활에서도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 그럼에도 지구촌 동시대의 사람들이 다함께 하는 행동은 아직 많이 부재한 실정이다. 나부터 생활 속에 시급한 실천을 못 할 때가 많다.
올해 처음 도입된 경쟁 부문에 113개국에서 2322편이 출품돼 기후변화에 대한 지구촌 사람들의 관심과 참여가 높음을 피부로 체감하게 됐다. 폭우에도 불구하고 1만5644명의 관객이 몰렸다. 올해 2회째인 영상제의 출발이 why로 시작했기 때문에 짧은 기간 많은 사람들의 공감과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확신한다. 기후변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공동체로서 확산의 뜻을 모으고 자연의 권리 찾기로 시작한 지구영상제는 이름 그대로 why로 출발해 먼저 지구의 가치에 이름을 새긴 것이 그 이유가 아닌가 한다.
why로 시작했기 때문에 하나뿐인 지구영상제는 시민에게 강한 연대와 소속감을 주면서 앞으로 더 나아가면 ‘충성 지구 행동가’를 만들 수 있는 강한 희망을 갖게 했다. 내년 제3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는 사이먼 시넥이 하나뿐인 지구를 지속가능케 하기 위해 골든 서클을 적용해 강연하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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