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이 22초 같아” 9·11유족들, 지울수 없는 그리움[김현수 특파원의 뉴욕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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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이 22초 같습니다. 이곳에서 내 동생 조가 죽었습니다. 그 이름을 부르면 그는 기억되고 사라지지 않을 겁니다."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9·11 추모 공원' 단상에서 희생자 유족이 이렇게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유족은 "이제 세계 인구 절반은 9·11 이후 태어났다고 한다. 추모식이 계속돼 후대까지 이 일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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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단엔 유족들만… 정치인 연설 없어
희생자 40% 신원 아직 확인 안돼
그라운드 제로 찾은 9·11 유족들 미국 9·11테러 22주년을 맞은 11일 추모식을 위해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추모 공원을 찾은 희생자 유족들이 눈물을 훔치며 추모비를 쓰다듬고 있다. 2001년 이날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알카에다가 민간 여객기 4대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 등을 공격해 2977명이 숨졌다. 유족들은 이날 희생자들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면서 “희생자들과 이 사건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뉴욕=AP 뉴시스 |
11일 미국 뉴욕 맨해튼 ‘그라운드 제로 9·11 추모 공원’ 단상에서 희생자 유족이 이렇게 말하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한 여성은 숨진 남편 이름을 부르며 “당신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지만 아직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이날은 2001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단체 알카에다가 민간 여객기 4대를 납치해 뉴욕 세계무역센터(WTC)와 펜타곤(국방부) 등을 공격한 9·11테러 발생 22주년 되는 날이었다. 총 사망자 2977명 중 2753명이 숨진 뉴욕은 이날 종일 어두운 분위기에서 추모 행사가 이어졌다.
오전 8시 40분경 뉴욕 경찰 및 소방 의장대의 북소리가 추모식 시작을 알렸다. 첫 번째 항공기가 WTC 북측 빌딩을 들이받은 오전 8시 46분이 되자 종소리와 함께 묵념을 했다. 이어 약 4시간 동안 유족 대표들은 연단에 올라 각각 희생자 20여 명을 호명한 뒤 그리운 가족들을 추모하고 내려왔다. 2001년 이후 태어나 희생자를 기억하지 못하는 조카나 손녀 손자 등도 희생자 이름 읽기에 동참하며 “잊지 않겠다”고 외쳤다. 유족들은 가져온 가족사진을 품에 안고 눈물을 연신 훔쳤다. 한 유족은 “이제 세계 인구 절반은 9·11 이후 태어났다고 한다. 추모식이 계속돼 후대까지 이 일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비롯한 정치인들은 연설은커녕 연단에 오르지도 않았다.
9·11테러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던 뉴욕 소방대원 343명이 목숨을 잃었고 341명은 분진을 너무 많이 들이마셔 이후 각종 호흡기 질환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뉴욕 제복소방관협회가 발표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베트남 국빈 방문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알래스카주 앵커리지 군 기지에서 열린 추모식에 참석해 “미국과 미국 국민, 동맹을 겨냥한 또 다른 공격을 막겠다는 우리의 의지는 결코 약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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