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교사 아동학대 혐의 수사前, 교육감 의견 청취 의무화”
尹 “정당한 교권행사 처벌받지 않게”
‘교권 회복 4법’ 신속한 처리 요청
여야는 ‘교권침해 생기부 기재’ 이견
이에 국민의힘과 정부는 교사가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될 경우 수사기관이 수사 전에 교사가 소속된 교육지원청 교육감의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하고,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사를 정당한 사유 없이는 직위 해제할 수 없도록 요건을 강화하기로 했다.
● “아동학대 신고된 교원 함부로 직위해제 안 돼”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교사의 정당한 교권 행사가 처벌받지 않도록 교육부와 법무부는 우선 형법 20조의 정당행위 규정에 따른 ‘위법성 조각’ 사유가 적용될 수 있도록 정당한 교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신속하게 만들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저는 대선 때 교육 현장의 정상화를 위한 교권 보장을 강조했고 이를 국정과제로 채택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과 정부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교원 대상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응한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관련 협의회’를 개최하고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교원을 보호하기 위해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개정하고 이에 맞게 경찰청 수사지침도 바꾸기로 했다.
개정안은 수사기관이 교사의 아동학대 혐의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기 전에 교사가 소속된 교육지원청 교육감 의견을 의무적으로 듣도록 했다. 수사기관은 교육감이 제출한 의견을 사건 기록에 첨부하고 이를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 또 아동학대로 신고된 교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함부로 직위해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국민의힘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교원의 정당한 생활 지도에 대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수사 과정에서 학교 현장의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많았다”며 “신고 사실 하나만으로 직위해제 처분되는 사례가 있어 교원 교육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정은 이달 안에 의원 입법으로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 與野 ‘교권침해 생기부 기재’ 이견
국민의힘은 이날 ‘교권 회복 4법’의 신속한 처리를 위한 야당의 협조를 요청했다. 교원의 정당한 생활지도에 대해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아동학대로 보지 않는 초·중등교육법과 유아교육법,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나 아동학대 허위 신고를 교원의 정당한 공무집행 방해 행위로 인정하는 교원지위법, 정당한 교육 활동에 대한 보호자 협조 의무를 규정한 교육기본법 등이다.
앞서 여야는 7일 소위를 열고 법안 처리를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핵심 쟁점은 학생의 중대한 교권침해 활동을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하는 교원지위법 개정안이다. 국민의힘은 교권침해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더불어민주당은 행정 소송 등이 남발되고 교사들과 학부모 사이의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국회 교육위는 13일 법안심사소위에서 ‘교권 회복 4법’에 대한 논의를 이어간다. 여야는 15일 전체회의를 열고 법안소위에서 합의된 법안들을 의결한 뒤 법제사법위원회를 거쳐 21일 본회의에서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본회의 상정 전까지 5일간의 숙려 기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15일이 마지막 전체회의다.
국민의힘 교육위 관계자는 “쟁점 때문에 교권 보호 입법 전체를 붙들고 있을 수 없는 만큼 여야가 합의한 내용은 조속히 처리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교육위 관계자도 “법안 처리를 더 미룰 수 없는 만큼 법안소위에서 최대한 합의점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윤명진 기자 mj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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