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뒤로 군 서열 1·2위…위성·잠수함 관계자까지 대동

北 수행단으로 본 북러 회담 의제

- 리병철·박정천 등 군 수뇌부 대거 동행
- 건설담당도 포함돼 北 노동자 송출 우려
- 양국 무기거래·군사협력 기정사실화
- 정부 “러 첨단기술 이전 여부 예의주시”
- 美 “北 무기제공 땐 추가 제재할 것”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북측 수행단에 군 서열 1, 2위인 리병철 박정천을 비롯한 군 핵심 인사들이 대거 포함돼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서 불법 무기거래와 군사협력이 주요 의제가 되리라는 관측을 뒷받침하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전용열차에 오른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왼쪽).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북러 정상회담을 위해 극동연방관구로 향하는 헬리콥터 안에서 문서를 읽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가 12일 공개한 김정은 평양 출발 사진을 보면 수행단의 중심이 군 인사라는 점이 확인된다.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 위원장에 이어 최선희 외무상이 섰고 그 뒤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당 군정지도부장 등 군부 인사가 줄줄이 자리했다. 김명식 해군사령관, 김광혁 공군사령관, 조춘룡 군수공업부 부장, 김정관 국방성 제1부상 등 군 수뇌부가 대거 포함됐다.

북한 정찰위성 발사를 담당하는 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회 위원장인 박태성 당 과학교육비서와 해군 수장인 김명식은 북한이 재래식 무기를 건네는 대가로 챙길 수 있는 위성과 핵추진 잠수함 기술 확보의 핵심 관계자다.

북한은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연이어 실패한 뒤 오는 10월 3차 시도에 나서겠다고 예고한 상황으로 관련 기술 확보가 절실하다. 김 위원장은 블라디보스토크 북쪽인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를 시찰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 때문에 박태성을 데려갔을 수도 있다.

북측 수행단의 주요 인사들.

김명식 해군사령관은 핵추진 잠수함과 연결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최근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잠수함을 공개하며 핵추진 잠수함도 도입하겠다고 공언한 상태다.

정부는 러북 간 군사협력 가능성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군부 인사를 다수 대동한 것을 고려할 때 북러 간 무기 거래, 기술 이전과 관련된 협상이 진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수행단에 박훈 내각 부총리와 한광상 경공업부장이 포함된 것에 대해서도 북한 노동자 송출 논의가 우려되는 대목이라고 정부는 분석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박훈 부총리는 건설을 담당하고 있어 노동자 송출 논의가 우려된다”며 “한광상 경공업부장도 노동자 송출과 관련이 있거나 교역을 염두에 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미국은 북한과 러시아가 무기 거래에 나설 것으로 보이자 신속한 추가 제재 방침을 밝히면서 재차 경고했다.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는 11일(현지시간)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우리는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를 제공하거나 판매하지 않겠다고 한 공개적인 약속을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국무부도 북한의 어떠한 무기 거래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제재 위반이며 이에 따라 필요시 추가 제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매슈 밀러 대변인은 “우리는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어떤 단체나 국가에 대해서도 공격적으로 제재를 집행해왔다”면서 “계속 이런 제재를 집행할 것이며 적절하게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데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