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균의 어반스케치] 바그다드 카페처럼
우리는 가끔 전원 풍경을 꿈꾸고 조용한 카페에서 좋은 사람과 커피 한잔 나누기를 원한다. 그러나 근거리 교외로 나가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영화 바그다드 카페는 황량한 사막에 목적 없는 삶이 퇴적되는 무모하고 건조한 공간이었다. 그런 생기 없는 자리에 야스민이라는 이방인이 등장해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이 깃든다. 한 사람의 활력 있는 온기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게 된다.
야스민의 마술놀이는 바그다드 카페를 신나고 즐거운 마법의 무대로 바꿔놓았다. 그녀가 독일로 돌아갈 때 이 카페는 이전보다 더한 절망의 시간으로 회귀한다. 침묵의 시간에 걸려 온 전화, 야스민이 다시 돌아왔다. 와! 신나는 인생! 다시 브렌다의 바그다드 카페는 희망의 공간으로 바뀐다. 이 영화의 마지막에 야스민을 향한 화가 루디콕스의 프러포즈는 모든 인생 드라마의 절정이자 엔딩일 수 있다.
요즘은 어디에도 다양한 스토리텔링이 있는 카페를 볼 수 있다. 호수가 내다보이는 더 비얀코라는 보통리 카페의 주인은 우리가 실내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을 때도 잘 배려해 줬다. 그러면서 자신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 건물 앞 옹벽에 커다란 벽화를 그려 놓은 걸 보게 됐다. 이 아름답고 전망 좋은 카페를 오늘은 수강생 설정선씨가 그렸다. 충청도 사투리가 흘려지는 그녀는 처음 들어왔을 때 순수해 다른 곳에서 배운 그림을 뽐내듯 내보이는 자신감과 긴장감을 동시에 보였다. 요즘은 그림도 무르익고 동료들과도 재밌게 지내고 있어 바그다드 카페의 멤버처럼 활달하다. 바그다드 카페 엔딩에 울려 퍼지는 제 베타 스틸의 ‘Calling you’를 듣는다. 즐겁게 살자! 바그다드 카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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