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들고 찾아온 선우예권, “가슴 끓게 만드는 작곡가에 나를 투영”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라흐마니노프는 가슴이 끓게 만드는 작곡가입니다. 광활한 대양 위를 저공비행하는 느낌이랄까, 대자연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주죠."
2017년 한국인으로는 처음 밴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선우예권(34·사진). 올가을 그의 선택은 탄생 150주년을 맞은 러시아의 거장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그에게 우승을 가져다 준 곡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이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2일 데카 레이블 새 앨범 출시
23일부터 전국서 리사이틀 투어
“수액 맞고 녹음… 의외로 만족”
“라흐마니노프는 가슴이 끓게 만드는 작곡가입니다. 광활한 대양 위를 저공비행하는 느낌이랄까, 대자연의 모습을 상상하게 해주죠.”
‘리플렉션’이라는 앨범 제목에 대해서는 “이 앨범이 저를 투영하는 점도 있고, 통영 밤바다에 비친 달빛을 바라보며 간절한 소망을 되새겼던 기억도 담았다”고 말했다.
앨범과 리사이틀의 교집합은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쇼팽 주제에 의한 변주곡’ 등 라흐마니노프가 남긴 두 곡의 변주곡이다. 앨범엔 라흐마니노프가 단골 앙코르곡으로 삼았던 전주곡 C샤프단조 등 전주곡 2곡, 피아니스트 볼로도스가 편곡한 첼로 소나타 3악장, 라흐마니노프 자신이 편곡한 크라이슬러의 바이올린곡 ‘사랑의 슬픔’도 수록했다. 라흐마니노프에게 초점을 맞췄으면서 다른 다양한 음악가들의 체취가 깃든 선곡이다.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은 16세 때 미국에 가서 커티스 음악원의 세이모어 리프킨 교수께 처음 배운 곡이죠. 1948년 라흐마니노프 콩쿠르 우승자셨는데, 라흐마니노프에게 필요한 감성과 표현을 온전히 전달해 주셨어요. 무섭기로 유명했지만 전화를 드리면 ‘바빠도 네게 줄 시간은 있다’고 하시는 분이셨죠.”
리사이틀 전반부에는 브람스가 피아노 왼손만을 위해 편곡한 바흐 ‘샤콘’과 바흐 파르티타 2번 등 바흐의 두 곡을 연주한다. “하노버 음대의 베른트 괴츠케 선생님이 우스개로 라흐마니노프는 ‘바흐마니노프’다고 하셔요. 구조적이고 건축적인 느낌에서 두 작곡가는 비슷한 면이 있죠.”
밴 클라이번 콩쿠르 결선에서 그에게 우승을 가져다 준 곡도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협주곡 3번이었다. “라흐마니노프는 수많은 음색의 물감으로 다양하게 섞어 낼 수 있는 재료들을 만들어냈죠. 그 대신 피아니스트들에게 더 많은 고충도 안겨주었어요. 저는 한 손으로 10도(도에서 다음 옥타브 미까지)를 간신히 짚는데, 라흐마니노프는 네 음을 더 크게 짚을 수 있었다고 하죠. 하지만 어떤 부분들에선 신기하게 손에 잘 맞는 느낌도 듭니다.”
밴 클라이번 콩쿠르는 그가 우승한 뒤 다음 회차인 2022년 임윤찬이 우승을 거머쥐며 2회 연속 한국인이 우승했다. “한국인들의 음악성과 음악에 대한 헌신은 해외에서 모두 인정하는 점이죠. 윗세대에 본받을 점이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 덕에 저희가 빛을 볼 수 있는 계기가 생겼습니다. 콩쿠르에서 우승하면 수많은 연주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고갈될 수도 있어요. 음악에 대한 시각을 늘 신선하게 유지하는 게 중요하죠.”
서울 리사이틀은 10월 1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4만∼10만 원.
유윤종 문화전문기자 gustav@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김정은-푸틴, 오늘 보스토치니서 무기거래 회담”
- [오늘과 내일/박용]국회의원, 주식-코인 거래할 때마다 공개해야
- [횡설수설/박중현]체납 1억 이상 24,890명 10억 이상도 1,090명… 간 큰 세금 도둑들
- [수요논점/김재영]버티고 소송하고… 형해화된 공직자 주식 백지신탁
- 이재명 단식 13일째, 언제 중단하나[중립기어 라이브]
- “이재명 체포안 논의땐 당 분열”… 민주당의 고민
- 빌라 절반, 전세보험 가입 불가… 사기 대책이 되레 덫 돼서야[사설]
- 유동규 “대장동 수익 중 300억 이재명 소송 지원 6인 몫” 진술
- [광화문에서/김창덕]가속페달 밟던 자동차산업, 노조 리스크에 ‘급제동’ 위기
- 송영길 前보좌관, 윤관석에 6000만 원 전달 인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