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전 전반분석] '해결사' 조규성 선제골, 헤더로 클린스만 감독 살렸다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조규성(미트윌란)의 단발머리가 휘날렸다. 한국 축구대표팀 '클린스만호'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경기에서 선제골을 터트린 순간이었다.

조규성이 위기의 클린스만호에 구세주로 떠올랐다. 선발 원톱으로 나와 전반 32분에 선제 헤더골을 터트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3일 오전 1시 30분(한국시각)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친선 경기에서 조규성의 헤더골을 앞세워 전반을 1-0으로 리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록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서는 54위(한국 28위)로 한국보다 낮지만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상대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 웨일스와의 원정 평가전과 비교해서 한 명만 바꿨다. 홍현석(헨트)을 빼고 황희찬(울버햄턴)을 투입했다. 조규성(미트윌란)이 원톱으로 나서고 황희찬 손흥민(토트넘) 이재성(마인츠)이 2선에 배치됐다. 황인범(즈베즈다)과 박용우(알아인)이 중원을 지키고, 설영우 정승현(이상 울산) 김민재 이기제(수원)가 포백. 김승규(알샤밥)이 골문을 맡았다.

이에 맞서는 사우디아라비아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왔다. 살렘 알 도사리와 압둘라 알 함단, 압둘라만 가리브가 스리톱을 구축했다. 나세르 알 도사리, 모하메드 칸노, 압둘라 알 카이바리가 중원에 배치됐다. 아세르 알 샤흐라니, 알리 알 볼라이히, 하산 알 탐바크티, 사우드 압둘하미드가 포백. 골문은 모하메드 알 오와이스가 지켰다.

한국은 전반 초반부터 손흥민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공격을 진행했다. 전반 4분에 코너킥 찬스에서 숏 패스로 황인범에게 연결, 황인범이 수비를 제치고 박스 중앙의 조규성에게 연결했다. 조규성이 한번 접고 슛 했지만 수비수에게 맞았다. 그러나 2분 뒤 최종수비수 정승현이 김승규에게 안일하게 패스하다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이어 전반 9분에 황희찬이 왼쪽에서 개인기를 앞세워 돌파하다 프리킥을 얻어냈다. 손흥민이 낮게 깔리는 크로스를 날렸고, 중앙에서 수비수 이기제가 왼발 논스톱 슛을 날렸다. 그러나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좋은 찬스에서 계속 득점이 나오지 않자 이번에는 손흥민이 직접 슛을 날리기 시작했다. 손흥민은 전반 12분에 페널티 박스 바깥에서 볼 트래핑을 하다 왼발 중거리슛을 날렸다. 그러나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또 위기가 발생했다. 전반 20분에 페널티 박스 정면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프리킥을 허용했다. 나세르 알도사리가 수비 벽 틈을 정확히 노려 강슛을 날렸지만, 김승규 키퍼가 이미 방향을 읽어 안전하게 잡아냈다. 손흥민은 전반 25분에 또 왼발 강슛을 날렸다. 공방이 이어졌다. 사우디아라비아 10번 알 도사리가 수비를 뚫고 김승규와 1대1 찬스를 잡아 슛까지 날렸다. 김승규가 앞으로 뛰어나와 선방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지던 가운데 전반 32분 조규성이 선제 헤더골을 넣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수비가 걷어낸 공이 다시 박스 안으로 투입되면서 조규성이 훌쩍 뛰어올라 머리로 밀어넣었다. 이후 한국이 공격을 주도했다. 2분 뒤 손흥민이 단독 돌파로 박스 안까지 들어갔는데, 수비의 태클에 쓰러졌다. 완전한 파울이었지만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하지 않았다. 한국은 계속 추가골을 노렸지만, 아쉽게 빗나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