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왕설래] 6만5000원짜리 서울판 D카드

박희준 2023. 9. 13.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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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 벽에는 세계 7개 도시의 시각을 알리는 시계가 내걸려 있다.

벽면 시계는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톱5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슬로건으로 정책을 펼쳐온 오 시장이 이번에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꺼내들었다.

월 6만5000원에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따릉이와 리버버스까지 횟수 제한 없이 이용가능한 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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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서울시장 집무실 벽에는 세계 7개 도시의 시각을 알리는 시계가 내걸려 있다. 런던, 뉴욕, 도쿄, 파리, 싱가포르, 암스테르담, 서울의 시각이다. 일본 모리기념재단이 발표한 지난해 세계도시 종합경쟁력 평가 순위와 똑같은 순서다. 2021년 8위이던 서울은 야간활동 선택권 순위 상승 등에 힘입어 지난해 베를린을 제치고 7위로 올라섰다. 벽면 시계는 서울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글로벌 톱5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뜻을 담고 있다.

‘동행·매력특별시, 서울’을 슬로건으로 정책을 펼쳐온 오 시장이 이번에는 무제한 대중교통 정기권인 ‘기후동행카드’를 꺼내들었다. 월 6만5000원에 서울 지하철과 시내버스, 마을버스, 따릉이와 리버버스까지 횟수 제한 없이 이용가능한 카드다. 독일의 ‘도이칠란트 티켓(D티켓)’을 벤치마킹했다. 독일은 지난해 3개월간 월 9유로(약 1만2800원)에 D티켓을 시범운영한 뒤 지난 5월 월 49유로(약 6만8300원)로 올려 본격 도입했다. 내년 7월 ‘서울판 D티켓’이 시행되면 승용차 이용 대수가 연간 1만3000대가량 줄어든다고 한다.

시민들 교통비 부담을 줄이고 환경보호에 기여하니 일석이조 효과다. 다만 서울 외 수도권 시민들이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점이 못내 아쉽다. 카드는 경의중앙선, 분당선, 경춘선, 우이신설선, 신림선은 적용되는데 신분당선은 안 된다. 서울에서 경기·인천을 오가는 광역버스도 마찬가지다. 또 서울 외 지역의 시내·마을버스로 갈아탈 수 없고 전철의 경우 서울에서 타서 서울 밖에서 내리면 되지만 서울 밖에서 타면 안 된다.

경기·인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의 교통비 부담이 크다. 경기 광교에서 서울 용산까지 지하철로만 출퇴근해도 월 15만원 안팎이 든다. 신분당선은 광교역에서 강남역까지 요금이 3150원인데, 신논현역까지 한 정거장만 더 가더라도 500원의 추가요금을 내야 한다. 알뜰교통카드로는 10% 정도 할인을 받을 뿐이다. 수도권 문제는 서로 얽히고설켜 한 곳만의 문제가 아니다. 서울만 앞서 나갈 게 아니라 3개 지자체가 지혜를 모아 통합 환승 정기권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 그것이 아름다운 동행이다.

박희준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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