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보이는 수장고’… 창고 속 예술품 빛 본다
공예·회화 등 市 소장품 5%만 일반 공개
10만점 전시공간 마련돼… 공개율 30%로
舊정보사 부지에 민간이 기부채납 건립
市, 설계 공모… 국내외 건축가 7명 경쟁
서울시가 보유한 공예·조각·회화 작품은 약 45만점이다. 이 중 5%만 시민과 만나고 있다. 나머지 95%는 상설·기획전시에 오르는 일이 적어 빛을 보지 못한다. 서울시는 2028년까지 소장품과 미술품 복원 과정을 모두 공개하는 ‘보이는 수장고’를 지어 이런 아쉬움을 해결한다. ‘건축계 노벨상’ 수상자를 포함해 국내외 건축가 7명의 경쟁을 거쳐 설계자를 선정함으로써, 수장고 건물도 하나의 작품이 되도록 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세계 뮤지엄 운영의 큰 틀이 ‘관리·수집’에서 시민과 소통하는 ‘개방·활용’으로 변화하는 데 발맞춰 미술관형 수장고를 시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번 수장고 건립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해 네덜란드의 ‘디포 보이만스 판뵈닝언’을 방문한 후 검토되기 시작했다. 디포 보이만스 판뵈닝언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박물관 공원에 있는 개방형 수장고다. 오 시장은 이곳의 개방·접근성에 큰 영감을 얻어 시민과 소통하는 미술관형 수장고를 즉시 추진하기로 했다.
이 수장고가 완성되면 시민은 공예·조각·회화·고고(考古) 등 서울시 대표 소장품 약 10만점을 만나 볼 수 있다. 서울시 산하 서울역사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이 소장한 자료 중 학술·심미적 가치가 높음에도 상설 전시나 기획전시 주제에 해당하지 않아 선보이지 못했던 작품들이 공개된다.
시는 미술관형 수장고를 통해 올해 6월 기준 약 5%인 소장품 공개율을 30%까지 끌어올린다. 유리 가림막, 학예사와 가이드의 투어, 작품 체험·교육 프로그램을 활용해 시민이 소장품과 만날 수 있도록 한다. 작품은 관람객의 시선과 동선을 고려해 배치한다. 소장품의 보존처리와 분석을 담당하는 보존처리 공간도 시민에 개방한다.
수장고 건물은 국제 설계공모를 통해 밑그림을 그린다. 수장고 건축물을 하나의 문화예술 콘텐츠로 차별화하기 위해서다. 건축가의 설계 의도, 건축 과정·특징 등을 설명하는 과정도 운영한다.
국제 설계공모에는 국내외 건축가 7명이 초청됐다. 해외 건축가는 4팀이다. 영국 런던 밀레니엄 브리지·런던 시청, 애플 파크와 세계 애플 스토어를 설계하고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영국의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사, 런던 테이트모던·뮌헨 알리안츠 아레나를 설계하고 역시 프리츠커상을 받은 스위스의 헤르조그 드 뫼롱사가 참여한다. 또 디포 보이만스 판뵈닝언을 설계한 네덜란드 MVRDV사,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본부와 UN 시티를 설계한 덴마크 3XN사가 함께한다. 국내 건축가로는 부티크 모나코와 상하이 엑스포 한국관을 설계한 조민석, 클리오 사옥으로 2021년 한국건축문화대상을 수상한 임재용, 유튜브 채널 ‘셜록현준’으로 유명한 유현준 건축가가 참여한다.
시는 12월 심사를 거쳐 설계자를 선정한다. 설계 공모 심사는 시민 누구나 참여하는 공개 프레젠테이션 방식으로 진행된다. 심사위원은 김성홍 서울시립대 교수와 그레이스 라 하버드 디자인대학원 건축학과 학장 등 6명이 선정됐다.
송은아 기자 se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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