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가을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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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떠오르는 것은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다.
말복이 지나면 비로소 여름철 화(火)의 기운이 가고, 가을철 금(金)의 기운으로 바뀌니 가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말복이 지났다고 가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가을의 기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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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라 가을바람/솔솔 불어오니/푸른 잎은 붉은 치마/갈아입고서” 현제명 작곡, 백남석 작사 ‘가을’이라는 동요의 첫 소절이다. 가을 기운이 완연하다고 느끼던 차에 문득 가을의 시작은 언제인지 궁금해졌다.
우선 떠오르는 것은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立秋)다. 입추가 지나고 곧바로 다가오는 삼복더위 중 마지막인 말복(末伏)이 있다. 말복이 지나면 비로소 여름철 화(火)의 기운이 가고, 가을철 금(金)의 기운으로 바뀌니 가을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말복이 지났다고 가을이라고 하지는 않는다. 그럼, 모기 입도 삐뚤어진다는 처서(處暑)가 가을의 기준이 될까. 올해는 8월 23일이 처서였다. 실제로 가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더웠다. 처서가 지났지만, 지난주까지만 해도 폭염주의보가 발령될 정도로 이번 더위가 끈질기게 버텼기 때문이다. 그리고 9월을 맞았다. 지난주에는 밤 기온이 이슬점 이하로 내려가 풀잎에 이슬이 맺히는 데서 유래한 절기 백로가 지났다. 아직도 한낮 더위는 여름 못지않지만, 아침저녁 제법 선선해 가을의 기운이 완연한 시기가 됐음을 느낀다.
민족 최대의 명절 추석도 한 달이 채 남지 않았다. 추석 성묘를 앞두고 조상의 산소를 찾아 벌초하는 손길도 바쁘다. 선선해진 날씨가 벌초하기에도 적당하다.
예로부터 가을을 ‘천고마비(天高馬肥)의 계절’이라고 했다. 하늘은 높고 말이 살찌니, 오곡백과가 익어가는 풍요로운 계절인 까닭이다. 하지만 천고마비의 유래를 보면 반드시 좋은 계절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한서(漢書) 흉노전(匈奴傳)에 의하면, 중국 북방에서 일어난 유목민족인 흉노가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라, 이때만 되면 국경선을 넘어 약탈을 일삼았다고 한다. 중국인들이 천고마비의 계절을 반기지 않았던 이유다.
그래도 유난히 길고, 무더웠던 여름을 보내고 맞은 가을이라 반갑기만 하다. 가을하늘만큼이나 우리의 삶도 높고 푸르게 펼쳐졌으면 좋겠다. 천남수 강원사회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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