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빈 주니어’ 탄생 D-1 “말로만 듣던 분유 버프 실감, 아들 나오면 보고 경기 뛰러 와야죠.”
‘정수빈 주니어’ 탄생이 D-1일로 다가왔다. 두산 베어스 외야수 정수빈이 첫 아들 출산을 지켜본 뒤 당일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5강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는 팀 사정을 고려해 정수빈은 강한 책임감 아래 그라운드에 나선다.
두산은 9월 12일 잠실 한화 이글스전에서 8대 3으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60승 1무 57패로 리그 6위 자리를 유지했다. 같은 날 패한 5위 SSG 랜더스와 경기 차는 2경기로 좁혀졌다.
1회 초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출발한 두산은 1회 말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두산은 1회 말 정수빈의 우전 안타와 양석환의 볼넷으로 만든 1사 1, 2루 기회에서 양의지의 1타점 선제 좌전 적시타로 앞서나갔다.
3회 초 한순간 곽빈이 흔들렸다. 곽빈은 3회 초 내야안타와 볼넷 2개로 내준 2사 만루 위기에서 최인호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줘 첫 실점을 기록했다. 이어 후속타자 윌리엄스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아 3대 3 동점을 허용했다.
반격에 나선 두산은 3대 3으로 맞선 4회 말 박계범과 조수행의 연속 안타, 그리고 정수빈 사구로 만든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바뀐 투수 이민우의 폭투로 역전했다. 이어진 무사 2, 3루 기회에서 김재호의 중견수 방면 희생 뜬공으로 한 점이 더 추가됐다.
두산은 6회 말 정수빈의 3루타로 만든 1사 3루 기회에서 다시 상대 폭투로 추가 득점을 만들었다. 8회 말에도 두산은 1사 3루 기회에서 조수행의 2루 땅볼 타점으로 7대 3까지 도망갔다. 이후에도 정수빈의 2루타와 김재호의 좌전 적시타로 쐐기 득점까지 나왔다.
경기 뒤 이승엽 감독은 “오늘은 테이블세터가 눈부신 활약을 했다. 톱타자 정수빈은 출루가 필요할 때 안타를 쳤고, 진루가 필요할 땐 번트를 성공시켰다. 정수빈이 장타 2방을 포함해 3안타를 때린 덕분에 상대에게 흐름을 넘겨주지 않았다. 최고참 김재호는 상황에 맞는 타격이 역시 남다르다. 4회 무사 2,3루에서 나온 희생 플라이, 8회 2사 2루에 나온 적시타 모두 팀에 귀중한 추가점으로 연결됐다”라며 테이블세터진 활약상을 거듭 칭찬했다.
특히 리드오프로서 100점 활약을 한 정수빈은 경기 뒤 취재진과 만나 “지난 주 타격감이 안 좋았는데 오늘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고 나가면서 경기가 잘 풀려 기쁘다. 9월부터 가을인데 최근 날씨가 더워서 내 몸이 가을로 반응을 안 했나 보다(웃음). 남은 경기에서도 ‘가을수빈’다운 활약으로 5강 싸움에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전했다.
베테랑 김재호와 테이블세터 조합을 이룬 것과 관련해 정수빈은 “역시 (김)재호 형은 재호 형이라고 느꼈다. 시즌 초반엔 기회를 못 잡다가 결국 다시 주전 자리를 되찾았다. 나이가 들더라도 상황에 따라 야구를 어떻게 할 줄 아는 건 역시 베테랑이더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정수빈은 첫 아들 출산일이 9월 13일 오후로 예정돼 있다. 두산은 13일 잠실 SSG 랜더스전을 치른다. 정수빈은 첫 아들 출산을 병원에서 지켜본 뒤 잠실로 돌아와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5강 싸움을 치열하게 펼치는 팀 상황에 대한 강한 책임감이 느껴진 결정이다.
정수빈은 “드디어 내일 아들 출산일인데 설레고 말만 들었던 ‘분유 버프’가 실감이 나면서 책임감도 생긴다. 야구를 잘해서 더 오랫동안 뛰고 싶단 마음이 생기더라. 경기 전에 출산 예정이라 아들을 보고 야구장으로 오려고 한다. 상황에 따라 경기 초반에 나갈 수 있냐 중반부터 나가느냐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출산 휴가를 쓸 수 있지만, 팀이 5강 싸움을 펼치고 내일 5위 SSG와 중요한 경기지 않나. 아내와 아들 건강이 확인되면 야구하러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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