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대한민국, 더 이상 '마약 청정국'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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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020년 단 2년 사이 국내 마약 사범 수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19세 이하 마약 사범 수도 2022년 48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 마약 사범 수는 1만 252명을 기록해 역대 처음으로 마약 사범 수 2만명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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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관|368쪽|히포크라테스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2018~2020년 단 2년 사이 국내 마약 사범 수는 50% 가까이 증가했다. 19세 이하 마약 사범 수도 2022년 481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23년 상반기 마약 사범 수는 1만 252명을 기록해 역대 처음으로 마약 사범 수 2만명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약이 우리의 삶을 잠식하는 ‘마약 팬데믹’ 시대다. 그런데 마약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파고들고 있는지를 알기란 쉽지 않다. 이에 가정의학과 의사로 15년간 20만 명의 환자를 진찰해 온 저자가 마약의 ‘생산-유통-판매-소비’의 고리를 추적했다.
저자는 마약을 소비하는 개인적 측면, 그리고 ‘생산-유통-판매’로 이어지는 사회 시스템 측면을 면밀히 분석한다. 사람들이 왜 마약을 하고, 마약을 왜 쉽게 끊지 못하며, 이러한 마약이 어떻게 해서 전 세계적으로 급속도로 퍼지고 있는지를 각종 통계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설명한다. 무엇보다 저자는 마약을 하는 사람의 마음과 중독 과정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자의든 타의든 마약에 손을 대면 효과가 더 강하고 중독과 금단 증상이 심한 약물로 눈을 돌리는 것이 시간문제임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정부도 최근 들어 마약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는 보수 정권과 진보 정권의 마약 관련 정책을 모두 비판한다. 마약의 실질적 공급을 막고, 마약에 대한 수요를 억제하는 방안이 병행돼야 하는데 지난 정권들은 이를 취사선택하는데 그쳤다는 것이다. 저자는 “마약중독자를 범죄자 또는 환자로 규정하는 불필요한 이념 전쟁을 멈추고 공급을 막는 단속·처벌과 수요를 억제하는 치료를 병행해 마약 산업을 ‘하이 리스크, 로우 리턴’ 사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현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조언이다.
장병호 (solani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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