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석] 길어지는 이재명 단식, 끝을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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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고 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중진 10여 명은 11일 오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열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도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멈출 기색이 없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단식으로 인한 검찰 수사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할 의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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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단식 13일째…당 안팎서 건강 염려 목소리 커져
與, '방탄 단식' 비난만…타협 위한 노력 필요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단식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한 무기한 단식은 12일로 벌써 13일째다. 50대 후반인 이 대표가 국회 본청 앞 단식 농성 천막에서 체력적으로 힘든 듯 자주 눕는 모습을 보인다. 그는 갈수록 초췌해지고 있다. 누구든 몸에 필요한 에너지원이 보충되지 않으면 갈수록 기력이 쇠할 수밖에 없다.
단식이 길어지면서 당 안팎에서 이 대표의 건강 악화를 염려하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 등 야권 인사들의 천막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박병석 전 국회의장을 포함한 민주당 중진 10여 명은 11일 오전 이 대표를 찾아 단식 중단을 촉구했다. 이 대표의 열성 지지자인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도 단식을 중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이 대표는 멈출 기색이 없다.
이 대표의 단식 선언에 대해 당내에서도 '뜬금없다'라는 비판도 적지 않았다. 자기를 향한 검찰의 수사로 본인과 당이 위기에 처한 데 대한 방어 차원의 단식이라는 취지로 주장하는 보좌 직원들의 말도 들렸다. 국민의힘은 연일 이 대표를 겨냥해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선동에 혈안이라며 명분도, 실익도 없는 '방탄 단식 쇼'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 대표의 단식이 진정성을 의심받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쌍방울 불법 대북 송금' 사건 피의자로 지난 9일 검찰에 출석한 이 대표가 약 8시간 조사받은 뒤 조서에 서명·날인을 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사흘 만에 검찰에 재출석했다. 조사 회피와 9월 체포동의안 표결을 피해 보려는 꼼수라는 여당의 주장이 전혀 설득력이 없어 보이지 않는다.
이 대표는 지난달 31일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단식으로 인한 검찰 수사는 전혀 지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했지만, 정부와 여당은 이 대표의 단식을 만류할 의사가 없다. 본회의장에서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인신공격을 당했다며 농성장에 항의 방문한 태영호 의원을 제외하고 여당 지도부와 대통령실에서 이 대표의 단식장을 찾는 이는 없었다.
특히 대통령실은 신경조차 쓰지 않는 분위기다. 이 대표는 단식을 선언하면서 정부를 향해 ①민생 파괴와 민주주의 훼손에 대한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②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입장 천명과 국제해양재판소 제소 ③전면적 국정 쇄신 및 개각 단행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고, 여당은 강경한 태도다.
애초 정부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제안이라는 평가가 많다. 첫 번째 조건은 정부가 민심 악화와 위헌 소지를 우려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고, 두 번째 조건은 정부가 일본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향하는 점과 배치된다는 분석이 많다. 세 번째 조건도 윤 대통령이 조만간 소폭 개각을 단행할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 대표의 요구를 수용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계속 평행선을 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인지 이 대표의 출구전략을 두고 '병원행밖에 없다'는 말이 무성하다. 자기 뜻을 관철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면, 이 대표의 단식은 무모한 승부수일지 모른다. 안타깝게도 이 대표의 단식이 명분을 얻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설령 그렇더라도 여당과 이 대표는 건강과 직결된 정치적 대결을 지양해야 한다.
이제 이 대표는 단식을 멈추고 본연의 직무를 수행했으면 한다. 9월 정기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때문에 국민의힘도 타협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이 대표가 출구를 모색할 수 있도록 인간적·도덕적인 부분을 두루 살펴봤으면 한다. 당은 달라도 어쨌든 동료면서 '한솥밥 먹는' 사이가 아닌가.
shincomb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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