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이 무너져 죽겠구나"...혼란 속 헌혈로 힘보태
[앵커]
2천 명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모로코 지진 당시 현지에서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총회'가 열리고 있었습니다.
관계 공무원 등 우리 국민 80여 명도 총회에 참석했는데, 상상하고 싶지 않은 위기의 순간을 경험해야 했습니다.
이윤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건물에서 벽돌이 우수수 떨어집니다.
흙먼지가 일고 사람들이 정신없이 뛰어나옵니다.
현지시각 지난 8일 밤 11시 11분, 규모 6.8 지진이 모로코를 덮친 순간입니다.
'세계지질공원 총회' 참석을 위해 현지를 찾은 김정훈 주무관이 일정을 마치고 막 침대에 누운 때였습니다.
[김정훈 / 경상북도 지질공원 코디네이터 : 잠이 들려고 하는데 진동이 느껴지더라고요. 그 순간 몸으로 직감했어요. 바로 지진이다. 근데 진동이 너무 심해지더라고요. 흔들림이. 그래서 순간적으로 이대로는 건물이 무너질 정도인 것 같다….]
지질학박사로 우리나라에서 경주와 포항 지진을 겪었지만, 10배 이상 큰 충격에 온몸이 얼어붙었습니다.
[김정훈 / 경상북도 지질공원 코디네이터 : 바깥에 차량이 심하게 움직이면서 경적을 내는 소리, 복도에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리 이런 것들이 막 들렸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생각에 몸도 경직되고 너무 두려움에 떨었는데….]
김 주무관이 묵었던 호텔은 진앙과 70km 넘게 떨어져 있어 큰 피해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제주도에서 출장 온 공무원들이 묵은 호텔은 건물 일부가 부서지기도 했습니다.
총회가 열린 건물도 균열이 생겨 마지막 날 일정은 예정보다 늦게, 일부만 진행됐습니다.
끔찍한 순간을 보낸 각국 참가자들은 큰 피해를 겪지 않았지만 처참한 모로코 상황을 외면할 수 없었습니다.
헌혈로 모로코 국민에게 힘을 보탰고, 빨리 수습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김정훈 / 경상북도 지질공원 코디네이터 : 여진의 위험성도 남아 있고, 골든 타임도 지났다고 하는데 안타깝습니다. 이미 많은 사상자가 발생했지만, 모쪼록 더 이상 피해가 없었으면 좋겠고요. 빨리 이 상황이 복구됐으면 좋겠습니다.]
YTN 이윤재입니다.
YTN 이윤재 (lyj1025@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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