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 러시아 외교관이 본 북-러 정상회담 “러, 버티려 무엇이든…”
[앵커]
가시화된 북-러 정상회담을 놓고 미국은 연일 경고를 보내고 있고, 서방 외신을 중심으로 안보 위협을 우려했습니다.
전쟁 발발 이후까지도 러시아 외무부에서 일했던 러시아의 전직 외교관에게 북-러 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러시아 시각을 들어봤습니다.
워싱턴 이정민 특파원입니다.
[리포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석 달 뒤인 지난해 5월, 러시아에서 20년간 외교관으로 일했던 본다레프 참사관은 전쟁 반대를 선언하며 공개적으로 사직했습니다.
이후 본다레프 씨는 스위스로 망명해 전쟁을 지켜봤습니다.
그간 러시아에 북한은 변방 국가일 뿐이었다며, 급해진 러시아가 북한과 다른 길을 만들고 있다고 견해를 밝혔습니다.
[보리스 본다레프/전 러시아 외교관 : "푸틴은 (정상회담을 통해) 김정은에게 이 거래가 괜찮다는 확신을 주려 할 것입니다. 북한이 러시아에 뭔가를 제공해도 된다는 확신이죠."]
러시아 무기에도 바로 쓰일 수 있는 탄약은 물론, 다른 무기 거래도 오갈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보리스 본다레프/전 러시아 외교관 : "협상이 무기와 탄약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북한이 군을 파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대신 러시아가 북한에 줄 대가는 광범위할 거라고 했습니다.
[보리스 본다레프/전 러시아 외교관 : "푸틴이 핵이나 미사일 기술을 북한에 제공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놀랄 일이 아닙니다. (군사 영역에서) 러시아가 북한에 제공할 것은 정말 많습니다."]
본다레프 전 참사관은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협상으로 끝낼 생각은 없을 거라며, 러시아가 미국 정권 교체 등을 기다리며 버틸 거라고 내다봤습니다.
하지만 북-러 관계가 거래를 넘어 더 발전할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보리스 본다레프/전 러시아 외교관 : "북한의 무기고가 텅 비게 되고 러시아에 더 이상 탄약을 팔 수 없게 되면 러시아는 북한에 아무런 실질적 관심을 갖지 않게 될 겁니다."]
푸틴 대통령은 중국과도 전례 없는 좋은 관계라고 강조하지만, 중국이 북-러 밀월에 낄 일도 없을 거라 예상합니다.
[보리스 본다레프/전 러시아 외교관 : "(북한과 러시아는) 둘 다 어차피 따돌림당하고 있죠. 잃을 게 없습니다. 중국은 잃을 게 많아요. 중국이 모든 걸 잃는 위험을 감수할 거라 생각지 않습니다."]
러시아와 북한이 무기나 금전 거래를 하면 유엔 제재 위반이 됩니다.
다음 주 열리는 유엔 총회에서 관련 논의가 뜨거울 걸로 보입니다.
워싱턴에서 KBS 뉴스 이정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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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민 기자 (man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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