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가 어쩌다가 이 지경…감당 안되는 재고에 시총 반토막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3. 9. 12.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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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실적 부진에 재고 4년 평균치 웃돌아
2년새 시총 46% 증발해 377조→197조
미국 뉴욕의 나이키 매장 [AP = 연합뉴스]
중국 시장 침체로 인한 할인 판매에도 재고자산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인 나이키의 시가총액이 2년 새 반 토막이 났다. 증권가에선 나이키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저가 매수가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증시에 따르면 나이키 주가는 올해 들어 18.49% 하락했다. 현재 나이키의 시가총액은 1480억달러(약 196조원)로 지난 2021년 고점인 2768억달러(약 377조원) 대비 46.5% 하락했다.

그동안 나이키 실적에서 고성장 섹터였던 중국 시장 내 수요 저하가 주가의 발목을 잡은 모습이다. 나이키의 연간 국가별 매출액 비율을 보면 미국이 33.3%로 가장 높고, 그 뒤가 중국(15.1%)이다. 나이키의 미국 회계연도 기준 올해 4분기(3~5월) 중국 시장 매출액은 18억1000만달러로 직전 분기(19억9400만달러) 대비 감소했다. 중국 시장 매출액은 지난해 3분기 21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이후 6개 분기 연속 20억달러를 밑돌고 있다.

나이키는 실적 방어를 위해 할인 판매를 통해 돌파구를 찾았지만, 중국 시장 둔화가 현실화되면서 오히려 재고가 쌓이고 있다. 나이키의 올해 4분기 재고자산은 84억달러로 전년 동기 수치(84억달러) 대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재고자산은 올 1분기 97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후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곤 있지만 여전히 지난 4년 평균 재고자산(약 70억달러)을 크게 웃돌고 있다.

베이징의 나이키 매장 [EPA = 연합뉴스]
재고자산이 늘게 되면 관리 비용이 자연스레 늘어나는 효과가 발생해 현금흐름이 악화된다. 기업들도 재고자산 증가분만큼을 현금 흐름에서 빼 회계 처리를 한다. 재고가 지속 쌓이게 되면 재고를 털기 위해 할인 판매로 이어져 수익성 악화로도 이어진다. 나이키의 최근 분기 총마진은 140bp(1bp=0.01%포인트) 감소한 43.6%를 기록했다. 판매관리비가 8% 증가하는 등 비용이 늘어난 게 원인이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나이키의 재고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저가 매수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재임 하나증권 연구원은 “24년 실적은 재고 이슈를 마무리하고 확실하게 반등할 수 있는 준비가 된 것으로 보여 주가 상승 잠재력은 충분히 높다고 판단한다”면서도 “소비 동향, 산업 전체 재고 상황, 프로모션 영향을 받기에 투자자들은 향후 실적을 통해서 재고조정 마무리에 대한 확인을 먼저 하고자 하는 심리가 클 것”이라고 밝혔다. 나이키는 최근의 재고 수준을 “안정적(Healthy)”이라고 평가했다.

강력한 브랜드 영향력을 기반으로 동종 업체 대비 여전히 수익성이 뛰어난 점은 긍정적이다. 나이키의 12개월 선행 자기자본이익률(ROE)은 39%로 룰루레몬(36%), 게스(29%), 퓨마(15%) 등 대비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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