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 아이돌→한 사내아이의 아빠’가 되는 정수빈 “아빠가 된다고 하니 책임감도 더 강해져...’가을수빈’ 보여드리겠다”

남정훈 2023. 9. 12. 2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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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의 정수빈은 ‘잠실 아이돌’이라 불릴 정도로 두산 팬들에게 인기가 절대적이다. 특히 여성팬들의 비중이 높아 정수빈의 응원가는 다른 선수들의 그것에 비해 데시벨이 두 세키 이상은 올라가기도 했다. 잠실 아이돌이 이제 한 아이의 아빠가 된다. 정수빈이 아들 출산 하루 전날인 12일 맹타를 휘두르며 두산의 승리를 이끌었다.

정수빈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한화와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에서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3안타 3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두산의 8-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승리로 3연승을 달린 두산은 시즌 성적 60승1무57패로, KT에 0-3으로 패한 5위 SSG(62승2무55패)와의 승차를 두 경기로 줄였다. 두 팀은 13~14일 2연전을 앞두고 있다. 두 경기를 모두 잡아낼 경우 두산은 승차를 없앨 수 있다.
두산 정수빈. 뉴시스
첫 타석에서 우전안타와 2루 도루로 타격감과 발을 조율한 정수빈은 2회 두 번째 타석과 4회 세 번째 타석에선 희생번트와 몸에 맞는 공을 기록했다.

정수빈의 진가가 나온 장면은 6회였다. 두산이 5-3으로 앞선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정수빈은 우중간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고, 전매특허인 빠른 발을 이용해 성큼성큼 달려 재빨리 3루까지 들어갔다. 이후 정우람의 폭투 때 홈으로 파고들어 발로 한 점을 만들어냈다. 사실상 이날 경기의 쐐기점수였다.

정수빈은 8회에서 우익선상에 절묘하게 들어가느 타구로 2루까지 내달렸고, 김재호의 적시타 때 홈을 파고들었다. 이날 두산이 낸 첫 득점과 마지막 득점 모두 정수빈의 발에서 나왔다.

경기 뒤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한 정수빈은 “지난주에 컨디션이 좋지 않아 9연전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는데, 하루 푹 쉬고 컨디션을 되찾은 것 같다. 첫 타석에서 안타를 치고나가면서 경기 흐름을 저희쪽으로 가져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유니폼 상의가 흙투성이가 된 정수빈은 “저는 유니폼이 이정도로 더러워져야 야구를 한 것 같긴해요”라고 답하며 웃었다.

30대가 되어도 스피드는 여전한 것 같다는 질문에 정수빈은 “아직까진 제가 스피드가 느려졌다거나 생각하진 않아요. 다리 상태가 나쁘지 않는 한은 지금처럼 뛰는 야구를 하려고 해요. 저의 목표가 은퇴할 때까지 뛰는 야구를 하는 겁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빠른 발을 유지하기 위해 다리 스트레칭을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수빈의 또 다른 별명은 ‘가을수빈’이다. 가을만 되면 유독 그의 타격감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정수빈은 “9월만 들어오면 잘 했던 거 같은데, 지난주에는 생각보다 날씨가 더워서 제 몸이 아직 가을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나봐요”라고 농을 던진 뒤 “그래도 오늘로 컨디션을 되찾을 수 있을 거 같다. 시즌 끝까지 가을 모드로 유지해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정수빈의 아내는 13일 출산을 앞두고 있다.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는 만큼 더욱 더 책임감을 느낄 법 하다. 정수빈은 “드디어 내일이 왔는데,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책임감도 생기고요. 내일 아기 낳는 것 보고 와서 또 열심히 뛰려고요”라고 답했다.

메이저리그나 NBA 등 미국 스포츠 선수들은 아내의 출산이 임박하고 하면 휴가를 받기도 한다. 이에 대해 묻자 정수빈은 “저희 팀 사정이 지금 5강 싸움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 휴가를 쓸 수도 없죠. 어머님이 잘 보살펴주실테니 아내가 건강한 것만 확인하고 야구장에 와서 경기를 뛰려고요”라고 답했다.

이제 정수빈도 ‘분유버프’가 생기는 것일까. 그간 남의 일만 같았던 ‘분유버프’가 자신에게도 생길 것 같냐는 질문에 정수빈은 “제가 막상 이렇게 닥쳐보니까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야구를 더 잘 해서 오래오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답했다.

두산이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게 되면 NC와 포스트시즌에 맞불을 가능성이 생긴다. NC에는 두산에서 함께 오래 뛴 1990년생 동갑내기 친구 박건우가 있다. 이에 대해 묻자 정수빈은 “건우랑 맞대결하면 재밌을 것 같아요. 건우도 우리 팀에서 가을야구를 많이 치러봤고, 경험도 많은 선수니까요. 붙게 되면 더 재밌을 것 같아요”라고 답했다.

‘가을엔 정수빈이 더 낫지 않냐’는 짓궂은 질문에 정수빈은 웃으며 “가을만 한정하고 보면 제가 낫긴 한데...”라고 답했다.

잠실=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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