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5년 연속 무분규 타결할까(종합)
[울산=뉴시스] 안정섭 기자 = 현대자동차 노사가 12일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하는데 성공했다.
현대차 노사는 이날 오후 울산공장 본관 동행룸에서 이동석 대표이사와 안현호 노조 지부장 등 노사 교섭위원 6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1차 교섭에서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13일 임단협 상견례 이후 91일 만에 잠정합의했다.
노사는 올해 교섭에서 파업 없이 합의하면서 지난 2019년 이후 5년 연속 무분규 잠정합의를 이뤄냈다.
1987년 노조 창립 이후 사상 첫 5회 연속 무분규 기록이다.
합의안의 주요 내용은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호봉승급분 포함), 성과급 400%+1050만원,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이다.
현대차 노사는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시장 불확실성 증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고유가, 고물가 등 대외 리스크 속에서 안정된 생산 시스템을 유지해 위기 극복의 기반을 마련하자는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번 잠정합의에서 노사는 지난해 교섭에서 합의한 국내공장 미래 투자 관련 합의사항 구체화와 연계해 국내공장을 중장기 미래사업 핵심 제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사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협약'을 체결했다.
회사는 전동화 전환 및 차체 경량화를 위해 완성차의 알루미늄 바디 확대 적용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위해 첨단 대형 다이캐스팅 차체 제조 공법인 '하이퍼 캐스팅' 기술 내재화를 본격 추진한다.
노사는 기존 엔진과 변속기 공장 유휴부지 등 적정 부지를 선정하고 제조 경쟁력 등 제반 여건이 충족되면 오는 2026년 양산에 적용키로 했다.
또한 노사는 대량 생산 및 판매가 불가능해 기존 양산라인에서 생산할 수 없는 럭셔리 모델이나 리미티드 에디션 등 일부 차종의 개발과 소량 양산을 위해 다기능·다목적 생산공장 건설도 추진하기로 했다.
노사는 사업성, 생산성 등 제반 여건이 충족될 경우 공장 설비 투자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노사는 2025년 완공 예정인 전기차 신공장에서 근무하게 될 인원들에 대한 선발 및 배치 기준을 수립하고, 해당 인원들에 대한 특별교육 프로그램 개발·운영에 합의했다.
특히 현대차 노사는 최근 사회적 난제로 대두된 저출산 문제의 심각성을 공감하고, 단체교섭과 별도로 노사 공동 저출산·육아 지원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직원들의 임신과 출산, 육아 등 생애 주기에 기반한 '저출산 대책 관련 특별합의서'를 작성하는 등 노사간 교섭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기도 했다.
먼저 직원과 가족의 임신을 돕기 위해 난임 유급 휴가를 기존 3일에서 5일로 확대했으며, 난임 시술비도 1회당 100만원 한도로 횟수 제한 없이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출산 지원책으로 출산축하금을 대폭 확대해 첫째 300만원, 둘째 400만원, 셋째 이상 500만원을 지원한다.
'엄마·아빠 바우처' 제도도 신설해 직원이 자녀를 출산시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 150만원 상당의 바우처를 지급하기로 했다.
자녀 육아에 대한 지원책도 대폭 강화한다.
유아교육비를 대폭 확대해 만 4세부터 5세까지 2년간 총 240만원의 교육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사용기간을 확대했으며 자녀의 생애 첫 등교를 축하하기 위한 바우처를 첫째 50만원, 둘째 100만원, 셋째 이상 150만원 지급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 노사는 사회문제 해소에 기여하고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먼저 청년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국내 일자리를 적극적으로 창출하기 위해 생산현장 기술직 신규채용을 추가 시행키로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교섭에서 2023년 400명, 2024년 300명을 고용키로 한데 이어 이번 교섭에서 2024년 추가로 500명, 2025년 300명의 기술직 인원을 채용키로 했다.
회사는 전동화 및 제조기술 혁신에 따른 전문인력을 중심으로 채용하고 채용 시기와 방식은 인력 운영, 기술 변화 등 제반여건 등을 감안해 결정하기로 했다.
또한 노사는 소외계층과 불우이웃을 위한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기존에 매년 50억원씩 출연하던 사회공헌기금을 10억원 증액해 60억원씩 출연하기로 했다.
임금과 성과급·격려금은 지난해 글로벌 공급망 붕괴에 따른 부품 부족과 세계 지정학적 리스크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이룬 최고 수준의 경영 실적과 올해 사업 목표 초과 달성에 대한 격려의 의미를 담아 합의했다.
노조는 오는 18일 잠정합의안 수용 여부를 묻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반투표가 과반 이상 찬성으로 가결되면 노사는 올해 임단협을 최종 마무리하게 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 노사 협상을 바라보는 고객과 협력사 등 많은 이해 관계자들의 걱정과 관심 속에서 노사가 대화를 통해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며 "고객들의 변함없는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 수 있도록 노사가 함께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yoha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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