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의 섬 "일상에 지친 당신을 위한 토끼 천국"

홍수민 기자 2023. 9. 12.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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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저에게 많은 걸 요구하지 않는 진정한 의미의 '방치형' 게임
- pank0 '토끼의 섬'

방치형이나 꾸미기, 동물, 힐링 등의 단어가 조합된 게임이라면 뭘 하든 비슷한 느낌을 받는다. 귀여운 동물 캐릭터 움직임을 보면서 랜선으로나마 휴식을 취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목적이라 그렇다.

눈 아프지 않은 파스텔 톤의 색감, 귀여운 동물 디자인, 아기자기한 그래픽의 방치형 캐주얼 게임들만 해도 열 손가락 넘게 꼽을 수 있다. 특히 고양이가 단골 손님처럼 등장한다. 물론 찰떡같이 잘 어울리는 키워드다 보니 어색하지는 않다.

이런 게임을 많이 플레이했지만 얼마 안 가서 삭제하게 되는 이유도 비슷하다. 클릭을 과하게 요구하거나, 광고에 염증을 느끼거나, 발열이 심하거나… 한 마디로 잠시 지친 마음을 달래고 힐링하려 켜는 게임이 어느 순간 피로함을 주는 탓이다. 

피곤함은 현실에서도 충분하다. 바쁘게 터치하고 건설하고 정신 없이 플레이어의 시간을 뺏는 게임은 처음에야 홀린 듯이 몰입해서 플레이하지만 금세 지치기 마련이다. '토끼의 섬'도 별 기대 없이 플레이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깜짝 놀랐다.

장르: 캐주얼 게임



출시일: 9월 1일



개발사: pank0



플랫폼: 모바일



■ 심플 이즈 베스트, 사랑스럽고 단순한 토끼 섬 생활

- 밥 주기, 사진 찍기, 쓰다듬어 주기, 털 빗기... 인간 진상에 비하면 얼마나 천사같은지

튜토리얼은 상점 구매, 건물 짓기, 가구 설치, 섬에 놀러 온 토끼에게 밥 주고 돌봐주기 등 손이 별로 가지 않는 단순한 작업들이다. 이후 토끼들이 준 팁을 수거하라는 도움말과 함께 본격적인 섬 생활이 시작된다.

귀여운 토끼와 아기자기한 아트워크, 평화롭고 목가적인 분위기 등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이 게임의 장점이다. 홍시를 주문했고, 누가 봐도 홍시인데 굳이 홍시 맛이 난다고 강조할 필요는 없다.

그래도 각 가구마다 이용 모션이 다르고, 토끼의 성격 별로 좋아하는 가구 종류가 나뉘는 등 세심하게 신경 쓴 태가 나는 것은 만족스러웠다. 만사태평 성격의 토끼는 누워서 선탠을 즐기는가 하면, 수줍음을 타는 토끼는 얼굴을 가린다. 리얼 타임과 연동돼 시간대 별로 느긋하게 변하는 섬의 풍경과 토끼들을 보면 절로 힐링된다.

- 리얼 타임과 연동돼 밤에는 고적한 풍취를 즐길 수 있다

방치형 탈을 쓴 클리커 게임이 아니라는 것도 매력적이다. 짧은 튜토리얼만 봐도 알겠지만, 토끼의 섬은 최대한 꾹꾹 눌러 압축한 기능만 제공한다. 토끼 손님 돌보기, 팁 박스 수거하기, 섬 꾸미기가 전부다. 그 외에는 그다지 건드릴 필요가 없다.

꾸준히 뭔가 조작해야 하고, 하지 않으면 손해를 보는 식으로 메리트를 주는 것은 좋다. 그러나 그런 게임을 하고 싶었다면 애초에 방치형 장르를 잡지 않았을 것이다. 방치형 자체가 '아무 것도 하기 싫지만 게임은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나온 장르 아닌가. 불현듯 토끼가 보고 싶어 질 때 접속해서 잠깐 하고 종료해도 아무런 지장이 없다.

 

■ 피로하지 않은 수준의 수집 요소

- 토끼 별로 성격과 좋아하는 장난감, 모션도 제각기 다르다

나름대로 알찬 수집 요소도 갖췄다. 섬의 방문객을 모은 '토끼 도감'은 토끼들의 이름과 성격, 좋아하는 가구, 우정도가 기록된다.

눈토끼 모티브인 유키는 따뜻한 성격이며, 호랑이 줄무늬의 용감한 타이거는 활발한 놀이를 좋아한다. 외모와 이름, 성격이 절묘하게 연결돼서 방문한 토끼의 도감만 읽어도 재밌다.

건물과 가구 디자인도 귀엽고 사랑스러워 모으는 재미가 있다. 각각의 건물과 가구에 고유 모션이 존재하는데, 특히 가구의 경우 최소 두 개 이상이다. 공을 예로 들자면 공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토끼도 있고, 공을 몰고 다니는 토끼도 있다. 

- 토끼들이 주는 팁을 모아 상점에서 아이템을 구매하고 섬을 꾸미는 방식

토끼의 섬은 다른 게임에 비하면 '없다'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광고가 적은 편이다. 광고 제거 비용 자체는 별 거 아니다. 기자 또한 늘 이런 류 게임을 플레이할 때 광고 제거 기능을 가장 먼저 구매한다. 

그런데 설치하자마자 "일단 입장료로 광고 제거 먼저 구매할까"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찍먹 단계에서 시도 때도 없이 광고 시청을 요구하면 재미를 느끼기 전에 질리고 만다. 

광고도 그렇고, 플레이 방식도 전체적으로 유저의 피로도를 신경썼다. 토끼를 돌봐서 재화를 얻을 수도 있지만 가만히 내버려만 둬도 팁 저금통엔 당근이 쌓인다. 게임하고 싶을 때만 잠깐씩 플레이해도 충분한 양의 당근을 얻을 수 있다. 이렇게 모은 당근은 예쁜 아이템 구매에 쓴다.

 

■ 뭘 하기에는 에너지가 부족한 당신, 토끼의 섬으로 오라

- 낮과 밤, 언제 들르든 조건 없이 따뜻하게 맞아주는 토끼들

물론 단점이 없는 완벽한 게임은 아니다. 토끼 사진을 촬영할 때나 물건을 옮길 때 약간 뻑뻑한 이동감, 가구를 가방 안에 넣으면 안에 있던 토끼가 증발하는 현상 등 자잘한 불편함도 있다. 1인 개발자 게임이니 앞으로의 업데이트 속도나 콘텐츠적 측면에서 불안감도 있다.

그래도 동물을 좋아하거나, 꾸미기를 즐기거나, 방전된 체력에도 게임은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 게임과 잘 맞을 것이다. 과장 조금 보태 '방치형 게임의 이데아'라고 할까?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의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기자 또한 오랜만에 행복하게 게임을 즐겼다. 토끼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을 멍하게 구경하고만 있어도 시간이 잘 갔다. 놀러 온 토끼들이 돌봐달라 조르면 쓰다듬고, 귀여운 가구를 이리저리 배치하며 만족스러워했다. 자기 직전 생각나서 접속하니, 깜깜한 어둠 속에 불빛으로 반짝이는 밤 풍경이 참 예뻤다.

이번 주말엔 개발자의 애정이 담뿍 묻어 나오는 토끼들과 함께 세상 만사 시름을 잊어보길 추천한다. 분명 만족스러운 나날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장점

1. 귀여운 토끼와 아기자기한 건물 및 가구들



2. 플레이 타임 및 시간대에 얽매일 필요가 없음



3. 진정한 의미의 '방치형' 게임



단점

1. 꾸미기 센스가 제법 필요한 섬꾸 작업



2. 1인 개발자라 신규 콘텐츠 업데이트가 느릴 가능성 높음



3. 외곽 터치 등 자잘하게 불편한 UX



 

suminh@gameto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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