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절차’ 들어간 대우산업개발, 입주·하자 보수 일정 전부 멈췄다
LH 공공주택 단지도 준공 지연
철근 누락 아파트 등 23곳 ‘스톱’
아파트 브랜드 ‘이안’으로 알려진 대우산업개발이 회생 절차에 들어가면서 이 업체가 시공을 맡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단지 입주 일정이 줄줄이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LH 공공주택을 포함한 23개 아파트 단지의 하자 보수 작업도 중단됐다.
12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대우산업개발은 지난달 18일 23개 아파트 단지에 공문을 보내 하자 보수 작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대우산업개발은 공문에서 “2일자로 서울회생법원에 회생개시 신청을 했고 10일자로 보전처분 결정이 돼 채권·채무가 동결됐다”며 “하자 보수 등에 대해서는 채무 회생 관련 법과 회생법원의 허가 절차에 따라 진행할 수밖에 없다”고 통보했다.
기업 회생은 채무를 감면하거나 채무 이행을 연기해 회생을 도모하는 절차다. 공사가 완료되지 못한 상태에서 회생 절차에 들어간 건설사는 법원이 선임한 관리인의 계약 이행 판단에 따라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
대우산업개발은 5년간 하자 보수 책임이 있지만 지난 7일 회생 절차가 개시되면서 사실상 보수작업을 중단했다. 중단된 단지 중에는 하자 정도가 심각한 곳도 있다. 파주 운정 센트럴리움이 대표적이다. 1300가구가 거주하는 이 아파트는 실내 누수뿐만 아니라 벽면 등에 균열이 발생해 입주자들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입주자 A씨는 “단지 전체적으로 크랙이 많은 상태”라며 “조기 분양을 앞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안전진단을 하지 않고 넘어갈까봐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LH 관계자는 “보수 작업이 중단된 파주 단지는 LH가 하자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구상권을 청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준공되지 않은 단지들은 최악의 경우 공사가 중단될 수 있다. 앞서 자금난에 시달린 대우조선해양건설은 LH 평택 고덕 및 고양 지축지구 공사를 공동 도급사에 잔여 공사 지분을 넘기고 철수한 적이 있다.
대우산업개발이 수주해 공사 중인 아파트 중에는 LH 발주 공공주택 단지들도 있는데 이들 입주 예정일도 줄줄이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LH 발주 808가구 규모인 영구임대 양산 사송 단지는 공정률 50%로 골조 공사를 진행하는 도중에 대우산업개발의 회생 절차가 개시됐다. 이 단지는 최근 설계 오류로 주차장 기둥 241개 중 72개에 철근 누락이 확인돼 보수 작업에 들어간 상태다.
이 밖에 880가구인 대전 장대·용문 사업장도 협력업체들이 들어오지 않으면서 공사가 늦춰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산업개발 관계자는 “완전히 손을 놓은 현장은 없지만 공사가 진행되어도 골조업체, 내장업체 등 협력업체들이 들어오지 않아 차질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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