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경제성 분석 없이 양평고속도로 변경 제안?…지침도 위반

이슬기 2023. 9. 12.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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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양평고속도로 관련 단독 보도로 이어갑니다.

고속도로의 노선을 바꾸자고 용역업체가 국토부에 제안할 당시 경제성 분석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는데 KBS 취재 결과, 타당성 조사에서 양쪽이 구두 협의만 하고 주요 과제를 바꿔 지침을 어긴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슬기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국토부는 타당성 조사를 맡은 용역업체가 지난해 5월, 노선 변경을 먼저 제안해 왔다고 밝혀왔습니다.

용역 업체도 그렇게 말합니다.

[이상화/용역 설계회사 부사장/지난 7월 : "그런(국토부) 의견을 받을 필요도 없고요. 우리는 이제 기술적으로 검토를 한 겁니다."]

그런데 정작 타당성 조사의 핵심인 편익과 경제성 분석은 뒤로 밀렸습니다.

당초 국토부에 제출한 착수계획을 보면, 편익과 경제성 분석은 지난해 8월부터 11월까지, 즉 1차 용역에서 수행하도록 돼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 달만에 계획이 바뀌며 편익과 경제성 분석은 2차 용역 과제로 미뤄졌고, 아직까지도 마무리되지 않았습니다.

용역업체가 국토부에 노선 변경을 제안했다는 지난해 5월은, 경제성 분석이 시작도 안 된 시점인 겁니다.

[조오섭/국회 국토교통위원/더불어민주당 : "(국토부에서) 경제성 평가를 2차 용역 과제로 넘겨 버렸습니다. 편익 분석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고속도로의 노선을 변경시켜 버린 꼴이 되는 거거든요."]

국토부와 용역업체가 타당성 조사 주요 과제를 바꾸면서 정식 문서가 아니라 구두로만 협의한 것도 확인됐습니다.

기재부 계약 예규에 따르면, 공무원이 계약 관련 지시와 요청을 하려면 서면으로 해야 하고, 구두로 해선 안된다고 돼 있습니다.

추후 문서로 보완하지 않으면, 구두 지시와 요청은 계약의 효력이 없습니다.

국토부는 실무 협의라 구두 논의가 이뤄진 것이고, 과업지시서의 예상 공정표는 개략적 일정이어서 바뀐 현장여건 등이 반영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어떤 여건이 바뀌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진 않았습니다.

국회 국토위원회는 용역업체가 경제성 분석을 하지 않고도 전체 대금의 95%를 받았다면서, 국토부에 관련 내용을 감사하라고 의결했습니다.

KBS 뉴스 이슬기입니다.

촬영기자:최진영/영상편집:유지영/그래픽:김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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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기 기자 (wakeu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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