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들 부채 급증…세계 경제의 뇌관 되나
주요국 기준금리 상승에
이자 늘어 디폴트 우려 커져
세계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가 상승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부채 부담도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개인 채권자들의 주택담보대출(모기지)이 경제의 발목을 잡았지만, 지금은 기업의 대출 이자 부담과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이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세계 주요 기업들의 부채가 약 12조7500억달러(약 1경6900조원)에 달한다”며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의 거의 두 배”라고 보도했다. 특히 부채에 대한 이자 비용은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인 1250억달러(165조9750억원)로 늘었다.
2008년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그해 12월 정책 금리를 거의 0%로 인하했고, 기업들은 부채를 늘리면서 경기회복을 이끌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자 기업들은 이번에도 부채를 늘려왔는데,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를 급격하게 올리면서 고이자 부담 위험에 놓이게 됐다.
닛케이는 2008년 금융위기를 촉발한 것은 신용불량 이력이 있는 개인에게까지 확대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때문이었지만, 지금은 기업들의 부채 이자 부담과 채무불이행 위험이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20년 2분기 이자 비용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에 불과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약 1250억달러로, 전년 동기보다 약 20% 늘었다. 이자 부담 증가율은 최근 5분기 연속 두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일수록 이자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이자 비용 대비 영업이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면서 채무불이행 기업도 늘고 있다. 무디스에 따르면 올 2분기 전 세계적으로 48개 기업이 채무 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전년 동기 대비 50% 증가한 것으로, 3년 만에 최고치다. 무디스는 채무불이행률이 2024년 중반까지 10~15%까지 올라가는 비관적 시나리오를 내놓기도 했다. 이자 부담이 크게 늘자 기업들은 우선적으로 부채 규모를 줄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기업부채 증가가 장기적인 경기침체를 가져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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