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노인 간 성폭력 반복…알고도 방치한 요양원
[KBS 대전] [앵커]
충청남도가 위탁 운영하는 요양원에서 치매 노인 간 성폭력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요양원은 이런 사실을 알고도 몇 달 동안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조차 하지 않았는데, 그러는 사이 피해가 반복됐습니다.
백상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충청남도가 사회복지법인에 위탁 운영 중인 도립 요양원입니다.
지난 7월, 이 요양원에서 치매가 있는 80대 입소자들 사이의 '성폭력 사건'이 신고됐습니다.
남녀가 함께 생활하는 요양원 2층에서 남성 입소자가 여성들 방에 지속적으로 드나들면서 성폭력을 저지른 겁니다.
신고 이전부터 성폭력은 계속돼 왔습니다.
요양보호사들의 업무일지를 보면, 이미 지난 4월부터 이 남성 입소자의 추행 기록이 여러 건 등장합니다.
이런 내용은 요양원 원장 등에게 보고됐지만 석 달 넘게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에게도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았는데, 그러는 사이 성폭력 사건이 반복된 겁니다.
요양원은 "가해자에게 충동을 억제하는 약물 치료를 했다"며 "피해자와 가족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신고를 받은 노인보호전문기관은 2차례 현장 조사 끝에 요양원에 정서·방임 학대 판정을 내렸습니다.
하지만 요양원 내 성폭력 실태 파악이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은 물론 요양원 관계자들이 오랜 기간 성폭력 사건을 방조한 혐의에 대해선 수사 의뢰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정재훈/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노인학대 사건도) 경찰과의 협조 체제를 구축해서 사건의 축소·은폐 시도에 대한 면밀한 사법적 잣대를 댈 수 있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
사건은 관할 자치단체인 충남 보령시로 넘어가 과태료나 행정처분을 앞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보령시는 대체 시설이 마땅치 않다며 관련법이 규정한 업무정지 처분에는 난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KBS 뉴스 백상현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백상현 기자 (bsh@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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