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첨단 우주기지…양국 ‘군사협력’ 상징성 드러내
김정은 전용열차 ‘북진’ 계속
로켓·위성 등 기술 이전 촉각
전투기·잠수함 등 생산 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 방문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전용열차가 12일 오전(현지시간) 러시아 국경을 넘어 계속 북쪽 극동지역으로 이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정상회담을 진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양국은 확실한 회담 날짜와 계획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 정부 측 발표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0일 오후 평양을 출발한 김 위원장은 전용열차를 타고 이날 새벽 러시아 영토에 들어섰고, 오전 8시30분쯤 북·러 접경지대인 연해주 하산역에 도착했다. 김 위원장은 하산역에 잠시 하차해 현지 인사들과 만났고 환영 행사도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산역을 출발한 열차는 우수리스크역에서 블라디보스토크로 이어지는 남쪽 방향 선로로 바꿀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열차는 그대로 오후 1시10분쯤 북쪽을 향해 달리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열차는 우수리스크에서 승무원을 교체한 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따라 아무르주가 있는 북서쪽으로 출발했다.
열차가 블라디보스토크와 멀어지고 북쪽으로 이동하면서 극동 아무르주 우글레고르스크에 위치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가 유력한 회담 장소로 떠올랐다. 이날 오후 일본 교도통신은 러시아 소식통 말을 인용해 양국 정상이 이곳에서 회담을 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푸틴 대통령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에서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고 언급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1시10분을 전후해 김 위원장 열차가 우수리스크역 인근을 지난 것을 고려할 때 680㎞가량 떨어진 하바롭스크시에는 이르면 이날 밤 12시, 늦으면 13일 새벽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후 열차가 서쪽으로 방향을 틀면 철도 상황이 나아져 속도를 올릴 수 있다. 하바롭스크에서 782㎞ 거리인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는 13일 정오 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푸틴 대통령이 13일 오전 전용기를 이용해 보스토치니로 이동하면 김 위원장을 맞이하고 회담과 만찬을 열 수 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북쪽으로 약 1500㎞ 떨어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는 러시아가 새로 건설한 첨단 기지로 2016년 4월 처음 위성을 발사한 장소다. 북·러 군사협력을 상징적으로 드러낼 장소로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21년 우주개발권을 주장하며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핵심 5대 국방 과업으로 제시한 북한은 올해 진행한 두 차례의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했다. 회담을 계기로 북한이 로켓과 위성 강국인 러시아로부터 관련 기술을 이전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북한에서 군사정찰위성 개발을 총괄하는 박태성 국가비상설우주과학기술위원장도 김 위원장 수행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 위원장이 아무르주 동남쪽에 위치한 하바롭스크주도 방문할 것으로 보인다. 교도통신은 두 정상이 회담 뒤 하바롭스크주 산업도시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 전투기 생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러시아 극동지역 매체 DV로스도 콤소몰스크나아무레가 김 위원장의 방문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곳에는 전투기 생산 공장 외에도 잠수함 등 군함을 건조하는 조선소 등이 있다.
김 위원장이 핵 추진 잠수함을 건조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양국 간 협력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김 위원장의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1년과 2002년 총 두 차례 콤소몰스크나아무레를 방문한 적 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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