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극동은 21세기 러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

정병선 기자 2023. 9. 12. 20:5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동방경제포럼서 극동 개발 중요성 강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2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EEF) 전체회의에 참석, “극동(極東)은 21세기 내 러시아의 전략적인 우선순위에 있다”며 극동 지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12일 동방경제포럼 전체회의에 참석, 연설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연설 시작에 앞서 이날 오전 시베리아 노보시비르스크 인근 들판에 비행기를 비상착륙시킨 여객기 조종사들에 감사하며 박수를 유도했다. 승무원 포함 160여명이 탑승한 우랄항공 소속 A320 여객기는 소치를 떠나 옴스크로 비행 중 유압장치 이상으로 비상 착륙했다. 다행히 부상을 입은 승객은 없었다.

◇극동 개발

푸틴 대통령은 먼저 극동지역이 21세기 전체에 걸쳐 러시아의 전략적 우선순위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이 지역에서 사업하기 위한 조건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대기업에 투자 유치를 위한 자극적인 조건이 제공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기존 물류 운송 루트를 확장하고 화물 운송을 위한 새로운 통로를 개척해야 한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통로가 ‘북극 항로 개발’이라고 했다. 북극 항로는 지구온난화로 개발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북극해를 지나는 북극항로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항로로, 수에즈 운하를 경유하는 현재 항로보다 거리가 짧아 항해일수와 물류비를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 러시아는 물론 세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와 더불어 새로운 물류수송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2일 동방경제포럼이 열리고 있는 회담장. /타스 연합뉴스

지난 2019년 12월부터 중국 북부에 천연가스를 공급하는 ‘시베리아가스관(파워 오브 시베리아)’과 사할린~하바롭스크~블라디보스토크를 연결하는 새로운 가스관 연결 계획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가스관 건설과 함께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유연성 확보를 위해 부랴티야, 바이칼 지역 가스관 프로젝트를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교사와 의사에게 적용해온 2%의 극동 주택담보대출을 이 지역 군산복합체에 종사하는 근로자에게 확대하겠다고 했다. 또 “2014년부터 2022년까지 전국 고정자본 투자 증가율이 13%였지만 극동 지역에서는 39%였다”고 강조했다.

◇경제 문제

푸틴 대통령은 “최근 몇 년간 세계 경제가 급변했다”며 “이는 주로 서방과 일부 국가가 만든 금융, 무역 및 경제 관계 시스템을 (그들 스스로) 계속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를 경제제재한 결과로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세계 경제의 변화 속에 러시아 정부의 과제는 적응이 아니라 국가의 성공적인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은 “루블과 환율은 여전히 관리 가능하다”며 “기업들은 대규모 인프라 건설과 도시 개발 및 관광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기준금리를 12%로 인상하기로 한 중앙은행(CB)의 결정에 대해 인플레이션 위험을 줄이기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했다.

◇e스포츠

푸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IT 기업에 e스포츠에 관심을 갖고 지원하라고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높은 수준의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러시아 연방과 해외에서 e스포츠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극동 연방 지구에서 매년 e스포츠 대회를 개최하기로 했다”며 “e스포츠는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으며, 러시아 선수들도 선두권에 있다”고 말했다.

국제e스포츠연맹(IESF)은 지난달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스포츠 단체로선 처음으로 러시아가 자국 국기와 국가를 들고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허용했다.

◇2024년 대선

푸틴 대통령은 내년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연설 끝 부분에 내년 3월 대선에 출마할 것인지 질문에, 그는 “의회가 연말 선거일정을 발표한 후 논의할 것이며 ‘대통령은 러시아의 미래를 좌우한다’ ‘러시아는 강력하고 독립적인 국가로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또 “우리(러시아)의 미래는 우리에게 달렸으며 자급자족해야 한다. 이것이 고립을 결코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러시아를 더욱 발전시키고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이 12일 동방경제포럼(EEF)이 열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장궈칭 중국 부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통령과 러시아의 미래는 신뢰할 수 있어야 한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이 발언을 두고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대선 출마를 암시하는 발언으로 해석했다.

(기사는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 동방경제포럼 관련 보도와 푸틴 대통령의 온라인 연설을 듣고 정리한 내용입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