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바구니 물가 잡자" 정부 압박에…우유·라면값 '꼼수 인상'
다음은 물가 관련 소식입니다. 요즘 장 보러 가기 겁난다, 장바구니 담기 전에 가격표부터 보게 된다는 분들 많죠.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어떨까. 전 세계 물가 비교하는 통계 사이트가 있습니다. 여기 기준으로 서울 장바구니 물가, 세계 560개 도시 가운데 15번째로 비쌉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같은 미국 대도시와 비슷한 수준입니다. 지도로 보면요, 물가 싸면 초록색, 비쌀수록 빨간색으로 표시되는데, 아시아에서 서울 혼자 새빨간 색입니다. 사과, 바나나, 계란, 소고기, 아시아 120개 도시 중에서 서울시민들이 가장 비싼 돈에 사먹고 있다는 겁니다.
정부도 이런 상황 모르지 않아서, 장바구니 물가 잡겠다고 업계를 공개적으로 압박하기까지 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우유·라면값 올리지 말란 거였죠. 그러자 요즘 식품업계, 이런 식으로 가격 올린다고 합니다. 우유 대신 요거트 가격 올리고, 새로 나온 라면은 더 비싸게 받는 식입니다.
이상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다음달부터 우윳값이 오른단 소식은 자주 사는 사람들에겐 부담스럽습니다.
[김계옥/서울 면목동 : 1L 정도를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구매해요.]
[서진/서울 은평구 신사동 : 매주 2L씩. 아무래도 아이들 키우다 보니까 가격이 오르는 게 부담이 있는 것 같아요.]
우유업계 1위 업체인 서울우유는 다음달부터 대형마트에서 파는 흰우유 1리터 가격을 3%만 올리겠다고 했습니다.
낙농가에서 사오는 원윳값이 많이 올랐지만, 소비자 부담을 감안해 최소폭만 인상하겠다는 설명입니다.
[서울우유 관계자 : (1L 우유가) 대표 제품이고 단일 품목으로는 가장 판매량이 많다 보니 소비자 물가 안정 차원에서 인상을 했고요.]
그런데 1리터짜리를 뺀 다른 제품의 인상폭은 훨씬 큽니다.
편의점에 나가는 흰우유 1리터짜리는 4.9% 올리고, 200밀리리터도 9.1% 훨씬 더 올립니다.
1.8리터짜리는 11.7%를 올립니다.
요거트 제품의 인상폭은 27%나 됩니다.
이러자 물가 안정에 동참해달라는 정부의 주문의 통하지 않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식품업체들이 일부 제품만 내리거나 작은 폭으로 올릴 뿐, 다른 제품은 크게 올리고 있다는 겁니다.
라면업계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기존 라면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며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가격을 40~50% 올렸습니다.
농심이 지난달 출시한 '신라면 더 레드'는 기존 신라면보다 550원, 57% 더 비쌉니다.
오뚜기의 '마열라면' 삼양식품의 '맵탱'도 기존 제품보다 가격을 크게 올렸습니다.
이에 대해 라면업계는 원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기존 제품과 가격을 비교할 순 없단 입장입니다.
[영상디자인 조영익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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