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미술품·유물 등 10만점 품을 ‘유리 수장고’ 옛 정보사 부지에 짓는다
소장품 보존처리 공간 개방
건축물 디자인은 국제 공모
서울 서초구 옛 정보사 부지에 오는 2028년 미술관 형식의 ‘보이는 수장고’가 건립된다. 소장품뿐 아니라 미술품 등의 복원 과정도 공개하는 구성으로 국내에서 처음 도입되는 형태다.
서울시는 서초동 1005-6번지 ‘서리풀 특별계획구역’에 대지 면적 5800㎡, 연면적 1만9500㎡ 규모의 수장고를 1260억원을 투입해 조성한다고 12일 밝혔다. 해당 구역은 9만7000여㎡ 부지에 업무·판매 시설 개발을 추진 중이다. 수장고는 민간 사업자가 용적률 등 인센티브를 위해 토지와 건축물까지 완성해 공공 기부채납하는 방식으로 마련된다.
보이는 수장고에는 공예·조각품과 회화, 유물·유적 등 시대와 장르를 망라한 서울시 소장품이 최대 10만점 전시될 예정이다. 2028년 완공 예정이다.
서울역사박물관과 서울시립미술관, 서울공예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등에 서울시가 보유 중인 문화예술자원은 45만점에 이른다. 하지만 전시 공간 부족과 한정된 전시 주제 등의 문제로 공개되는 비율은 5% 수준에 그친다. 서울시 관계자는 “소장 자료 중 학술·심미적 가치가 높지만 상설·기획전시는 특정 주제로 구성돼 선보이지 못했던 자원들을 수장고에서 적극 공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반 전시뿐 아니라 내부 시설을 유리창으로 만들고 가이드 투어·체험 프로그램 등으로 소장품 공개율을 30%까지 끌어 올리는 게 목표다. 소장품 보존 처리·분석이 이뤄지는 공간을 개방하고, 작업실 등을 볼 수 있도록 내부 동선을 마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관람하게 만드는 것이다.
수장고 건축물 역시 예술적 가치를 갖는 문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서울시는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 혁신적인 설계를 적용할 방침이다. 민간 기부채납 시설 설계를 국제 공모로 진행하는 것은 처음이다.
영국 포스터 앤드 파트너스사, 스위스 헤르조그 드 뫼롱사 등을 비롯해 국내외 건축가 7명이 초청돼 설계 공모에 들어간다. 설계 공모 심사는 유튜브를 통한 생중계 방식으로 진행해 심사위원뿐 아니라 시민 모두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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