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인력공단 채점 안 한 국가시험 답안지 분실 7건 추가 적발

곽래건 기자 2023. 9. 12.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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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23일 어수봉 당시 이사장 등 산업인력공단 관계자들이 정부세종청사에서 답안지 파쇄 사고에 대해 고개를 숙이고 있다. /뉴스1

지난 4월 실시된 산업기사 시험에서 응시생 613명의 답안지를 채점도 안 한 채 파쇄해 버린 산업인력공단이 과거에도 최소 7차례의 답안지 누락 사고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공단은 기사·산업기사 등 총 497가지의 국가기술자격 시험을 관리하고 있는데, 시험 관리 체계에 큰 허점이 있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고용노동부는 12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특정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은 앞서 지난 4월 23일 치러진 정기 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613명의 답안지를 채점도 안 한 상태에서 파쇄했다. 당시 시험위원들은 응시생들 답안지를 포대에 넣고 봉인한 뒤 공단의 서울서부지사로 옮겼다. 이 답안지는 서부지사 금고에 들어가야했지만, 직원들 실수로 금고 옆 창고로 옮겨졌다. 이후 다른 담당자가 금고 안 답안지만 채점센터로 옮겼고, 창고에 남아 있던 답안지는 누락·파쇄됐다.

감사 결과 답안지 관리와 관련한 규정을 다수 위반한 사실이 확인됐다. 답안지를 옮길 때마다 답안지 수량을 확인하고, 인수인계서에 서명을 해야하지만 이런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다. 또, 답안지나 시험지는 파쇄 전에 보존기록물이 있는지를 확인해야하는데 하지 않았고, 상주해야하는 점검 직원도 자리를 지키지 않았다.

감사 과정에선 공단에서 2020년 이후 최소 7차례의 답안지 인수인계 누락 사고가 있던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답안지는 시험장에서 지사로, 지사에서 다시 채점 센터로 옮겨진다. 그런데 정작 채점 센터에서 채점하려고 보니 답안지가 없던 경우가 7차례나 됐다.

지난해에는 기사 작업형 실기 시험에서 응시자 한 명의 답안지 6장 중 1장이 없어졌다. 공단은 없어진 답안지를 찾지 못했지만, 그대로 채점을 진행했다. 공단은 당사자에게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당사자는 시험에 불합격했다. 다만, 이 당사자는 답안지 분실이 없었다해도 합격할 수 있는 점수가 아니었다고 한다.

감사에선 이 외에 실기시험 문제 출제장의 보안 미흡 등도 지적됐다. 고용부는 답안지 파쇄사고와 관련해 총 22명에 대해 중징계(3명), 경징계(6명), 경고(2명), 주의(12명) 조치를 내리도록 공단에 요구하고, 기관 경고 조치를 내렸다.

공단은 이날 “고용부 감사 결과를 겸허히 수용한다”며 “오는 9월 말까지 제도 개선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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