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가입자 1인당 8200만 원 빚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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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대가 나이 들어 국민연금을 받기 위해 다음 세대가 부담해야 할 부담이 올해 기준으로 1825조 원에 달한다는 추산이 나왔다.
정부와 국회가 국민연금 개혁을 미루는 사이 가입자 1명당 8200만 원의 '빚'을 떠안은 것과 다름없는 상태가 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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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전영준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인재근 의원,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 등이 13일 공동 주최하는 ‘연금개혁 어떻게해야 성공하나’ 세미나에서 국민연금 ‘암묵적 부채(미적립 부채)’ 추계를 공개한다. 미적립 부채는 국민연금 가입자가 사망 시까지 수급할 연금 급여에서 앞으로 납부할 보험료와 현재 적립돼있는 기금액을 뺀 금액을 뜻한다.
전 교수는 국민연금의 미적립 부채는 올해 1825조 원에서 2050년 6106조 원으로 증가하고, 2090년엔 4경4385조 원에 도달한다고 예상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미적립 부채의 비율은 올해 80.1%에서 2050년 109.1%로, 2090년에는 299.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올 6월 기준 983조 원에 이르는 기금이 적립돼있지만, 나중에 나눠줄 것까지 계산하면 연기금이 이미 적자 상태나 다름없다는 의미다.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내는 돈)은 9%, 소득대체율(받는 돈) 40%다. 통상 약 30년간 보험료를 내고 20년간 연금을 수령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보험료율을 최소 15% 수준으로 높여야 한다는 게 많은 재정학자의 예측이다. 최근 보건복지부 산하 국민연금 재정계산위원회는 보험료율을 12~18%로 올리면서 소득대체율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개혁안을 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노후 소득 보장을 위해 소득대체율을 50%로 올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전 교수 추계에선 소득대체율을 50%로 상향할 경우 연금 재정이 걷잡을 수 없이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GDP 대비 미적립 부채의 비율이 올해 109.1%로 오르고, 2050년 132.2%, 2090년 428.8% 수준으로 오른다는 것이다.
전 교수는 “암묵적 부채가 존재한다는 것은 연금 가입자들에게 약속한 연금 급여지출액의 재원을 연금 가입자들로부터 징수할 수 있는 연금보험료 수입과 연금기금으로 충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라며 “다음 세대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연금 재정을 안정화하는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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