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도로 점령한 대형 화물차…‘차고지 증명제’ 유명무실

이솔 2023. 9. 12.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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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불법 주차한 대형 화물차 때문에 도로에선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단속을 한다고 해도 개선되진 않고 있는데요.

근본적인 이유가 뭔지 또, 대책은 없는 건지 다시간다, 이솔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대형 화물차들이 도로 한 켠을 점령했습니다.

주정차 금지 표지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채널A가 화물차 불법 주차를 고발했던 광주의 어린이보호구역.

다섯 달 만에 다시 찾은 현장은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어린이보호구역 표시 위에도 버젓이 불법 주차돼 있습니다.

주민들도 거의 포기 상태입니다.

[인근 주민]
"올해부터 단속을 시작했던 것 같은데 별로 집중 단속 실효성은 없어 보여요. 어차피 단속을 해도 댈 차는 대는 것 같아요."

3차로는 이미 주차장인데 2차로까지 불쑥불쑥 주차한 차들로 아찔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현장음]
"여기 좀 천천히 가야 될 것 같아요. 앞에 화물차들이 너무 많아서. 시야를 다 가리네."

15분 정도 떨어진 또 다른 도로.

지난달 말 이곳에선 승용차가 중앙선을 침범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주차된 화물차를 그대로 들이받으면서 피해가 커졌고 승용차에 타고 있던 3명은 숨졌습니다.

사고가 난 현장입니다.

사고 충격으로 훼손된 가로수가 그대로 남아있는데요.

이 앞엔 지금도 화물차량들이 줄지어 불법 주차돼 있습니다.

수도권 상황도 다르지 않습니다.

산업단지 인근에는 대형 화물차가 밤낮없이 길가를 점령하고 있습니다.

영업용 화물차는 '차고지 증명제'에 따라 지정된 차고지가 있어야 등록이 가능하지만, 실제 차고지에 주차하는 차량은 사실상 없다는 게 화물차주들의 설명입니다.

[화물차주 A씨]
"차고지로 등록된 곳에 제가 차를 대거나 하는 일은 거의 없고요."

[화물차주 B씨]
"주거지 인근이죠. 화물차 주차 공간이 없다 보니까 아무래도 좀 그렇게 주차를 하게 되죠."

취재진이 만난 화물차주도 운행은 주로 수도권에서 하지만 차고지는 전남지역이라고 털어놨습니다.

[화물차주 C씨]
"회사는 전라도니까 그쪽에 차고지가 있겠죠. 실제 운행하는 기사들은 전라도에 있는 사람은 극히 드물어요. 자기 차고지로 들어가는 차들은 0.001%도 없어요."

차주들은 선택지가 없다고 호소합니다.

[화물차주 D씨]
"대형 주차장이 하나 있으면 거기다 등록하면 되는데 아예 없단 말이에요. 그거 걸려면요. 최하 5년에서 10년 기다려야 돼요."

경기 시흥시의 경우 등록된 화물차량은 4천 대가 넘지만, 화물차 공영차고지가 단 한 곳도 없습니다.

[경기 시흥시청 관계자]
"시흥시가 개발 제한 구역이 너무 많고 하다 보니까 지금 대형 차량들이 들어올 수 있는 위치가 사실상 전무한 정도예요."

결국, 위험부담은 인근 주민들이 떠안고 있습니다.

[아파트 주민]
"(공간이) 많이 부족하죠. 길이 좁잖아요. 차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니까 (불안하죠)."

도로를 점령하고 시야까지 가려 위험천만한 화물차 불법주차.

강력한 단속과 함께 권역별로 공영차고지를 만드는 실질적 대책 마련도 시급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다시간다 이솔입니다.

PD : 홍주형
AD : 김승규
작가 : 김예솔

이솔 기자 2sol@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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