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꼴뚜기” vs “송사리”…‘홍범도장군로’ 폐지?
[KBS 대전] 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이른바 '홍범도 장군 지우기' 논란이 최근 확산하고 있죠. 육사 흉상 이전에 이어 홍범도함 이름 변경까지 공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전에서도 지난주, 이장우 시장이 '홍범도장군로' 폐지를 언급하면서 논쟁에 불을 붙였는데요.
대전 유성구에 있는 '홍범도장군로', 대전현충원 앞 2km 구간의 '명예도로'입니다.
2021년 광복절, 카자흐스탄에 있던 홍 장군의 유해가 우리나라로 돌아와 대전현충원에 안장됐고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지정됐습니다.
지난 7일, 이장우 대전시장은 시정 브리핑에서 "홍범도 장군의 공과를 명확히 재조명하는 일이 최우선이다, 만약 공보다 과가 훨씬 많다면 '홍범도장군로'를 폐지해야 한다" 이렇게 말했는데요.
이장우 시장 발언 직후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대한민국 정통성을 부정하고, 독립운동의 자랑스러운 역사를 지우는 일"이라고 반발했습니다.
홍범도 장군의 유해가 잠들어 있는 유성구의 정용래 구청장도 "유성구는 홍범도 장군 기념을 더욱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홍범도장군로' 유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정용래/대전 유성구청장 : "'홍범도장군로'를 '명예도로'로 지정하고 또 그걸 유지하는 것은, 유성구 구청장인 저의 권한이기 때문에 절대 폐지는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오히려 우리 홍범도 장군의 뜻을 기리고 받드는 것들을 더 확대하고, 시민들이 함께 해주셨으면 고맙겠습니다."]
도로명주소법에 따르면 '명예도로'는 기업 유치 또는 국제교류를 목적으로 할 경우 지자체에서 지정할 수 있습니다.
'홍범도장군로'는 2년 전 유성구에서 도로명주소위원회 심의를 거쳐 지정한 건데요.
그래서 유성구에서 원치 않는다면 명칭 변경은 불가능합니다.
지정된 명예도로는 5년마다 한 번씩 재심의를 거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홍범도장군로'는 2026년에 재심의를 하게 됩니다.
또 '명예도로'는 주소에 사용하는 '도로명'과는 별도로 부여되는 이름입니다.
'홍범도장군로'에는 '현충원로'라는 도로명 주소가 따로 있는 건데요.
그런데 어제 이장우 시장은 "'홍범도장군로'의 명칭은 '현충원로'가 적절하다"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졌고요.
시민단체에서는 "이 시장이 '명예도로'와 일반 '도로명주소'를 구분하지 못했고, 도로명을 공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논란은 정치권으로도 확산됐습니다.
지난 10일, 대전현충원을 찾았던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망둥이가 뛰면 꼴뚜기도 뛴다더니 이장우 시장이 꼴뚜기다, 정권에 충성하려는 것인지 모르겠으나, 친일 단체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저격했고요.
이에 이 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부패한 송사리 한 마리가 대전천을 더럽히고 갔다, 썩고 부패한 송사리가 갈 곳은 감옥뿐"이라며 맞받아쳤습니다.
[이종훈/정치평론가 : "총선과 관련해서도 역시 고려 안 할 수가 없는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아마 그런 점까지 고려해서 발언을 향후에 해 나갈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논란이) 장기화할 뿐만 아니라 연관해서 다른 이슈들도 계속 터지지 않을까 싶어요."]
관련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도 "정치인들 다 똑같다" "갈라치기 잘하는 짓이다" "백해무익한 이념논쟁이다" 이렇게 피로감을 드러내고 있는데요.
홍범도 장군을 둘러싼 이 논쟁,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시민들은 묻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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