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사흘 만에 소환… 밀당 끝에 성사된 조사는 '109분 만에 끝'

최동순 2023. 9. 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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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모두 마쳤다.

1차 소환(9일) 이후 이 대표와 검찰은 서로 날을 세우며 일정 조율에서조차 신경전을 이어갔지만, 정작 2차 조사는 2시간도 안돼 끝났다.

앞서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는 7월 검찰에서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 대표의 1차 조사(9일)를 이틀 앞두고는 "검찰의 압박으로 허위진술을 했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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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피의자조사 종료 
李, 진술서로 답변 대신하는 등 혐의 부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대북송금 의혹' 관련 검찰 조사에 출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 조사를 모두 마쳤다. 1차 소환(9일) 이후 이 대표와 검찰은 서로 날을 세우며 일정 조율에서조차 신경전을 이어갔지만, 정작 2차 조사는 2시간도 안돼 끝났다. 이 대표는 미리 준비한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하거나 혐의를 부인했는데, 검찰은 이 대표의 건강 등을 고려해 핵심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입장만 압축적으로 확인한 뒤 조사를 마무리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부장 김영남)는 12일 이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 피의자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9일 1차 조사 때 이 대표가 건강을 이유로 중단을 요구해 진행하지 못했던 △쌍방울의 경기도 스마트팜 사업비 500만 달러 대납을 보고받았는지 여부 △도지사 방북 비용 300만 달러 대납 의혹 등을 집중 조사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재판문건 유출에 대한 경위도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이 대표는 이날 조사에서도 주요 혐의와 관련한 사실관계에 대해 "잘 모르는 일"이라거나 "이 전 부지사가 한 일"이라는 취지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결재를 거친 경기도 공문 등 물증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부인하고, 이 전 부지사가 방북 비용을 쌍방울에 대납하도록 하는 등 부정을 저질렀다고 하더라도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다.

검찰과 이 대표가 평행선을 달리면서 오후 1시 39분쯤 시작된 조사는 오후 3시 28분쯤 종료됐다. 휴식시간을 포함해도 실제 조사시간은 약 1시간 50분에 불과하다.

이후 2시간 40분가량 조서열람을 마치고 청사를 나선 이 대표는 "검찰이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 증거를 제시 못 했다"며 "아무 관계도 없는 일을 엮으려고 하니 잘 안 되나 보다"라고 검찰에 날을 세웠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에 앞서서도 "북한에 방문해 사진 한 장 찍어 보겠다고 생면부지의 얼굴도 모르는 조폭, 불법사채업자 출신의 부패기업가한테 100억 원이나 되는 거금을 북한에 대신 내주라고 하는 그런 중대 범죄를 저지를 만큼 제가 어리석지 않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이 대표 조사를 앞두고 이 전 부지사의 입장이 180도 달라진 점을 유심히 살피고 있다. 앞서 대북송금 의혹으로 기소된 이 전 부지사는 7월 검찰에서 쌍방울의 방북 비용 대납을 이 대표에게 보고했다는 취지로 진술했지만, 이 대표의 1차 조사(9일)를 이틀 앞두고는 "검찰의 압박으로 허위진술을 했다"며 입장을 뒤집었다. 그는 이날 열린 공판에서 해당 신문 조서의 증거 채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 조서에는 '대북지원 관련 경기도 공문을 이 대표에게 보고하고 결재받았다'는 취지의 이 전 부지사 진술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 대표는 2차 조사 조서에 서명 날인을 하면서도, 1차 조사 조서에 대해선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 안 된 부분이 있다"며 서명하지 않았다. 서명 날인이 안 된 조서는 법정에서 정식 증거로 쓰일 수 없다.

그럼에도 검찰은 이 대표 혐의 입증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간의 수사로 많은 증거가 확보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오늘자로 마무리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향후 형사사법절차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강지수 기자 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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