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만날 듯

日 교도 통신, 관계자 인용해 13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 회담 주장
회담 이후 콤소몰스크나아무레의 군수 시설 함께 방문할 듯

지난 8월 11일 러시아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의 보스토치니 우주 기지에서 러시아 달 탐사선 '루나 25호'를 실은 '소유즈 2.1b' 로켓이 날아오르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약 4년 만에 해외로 나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러시아에 진입한 가운데 13일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 교도 통신은 12일 러시아 관계자를 인용해 이같이 전했다. 김정은은 13일 아무르주 스보보드니의 보스토치니 기지에서 푸틴과 회담한 뒤 푸틴과 함께 인근 하바롭스크주 콤소몰스크나아무레에 있는 수호이(Su) 전투기 생산 공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알려졌다.

푸틴 역시 12일 러시아 연해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8차 동방경제포럼(EEF)에 참석하여 보스토치니 기지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방문할 계획이 있다"면서 "내가 그곳에 가면 당신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푸틴은 김정은과 회담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은 지난 2019년 4월 블라디보스토크 EEF에서 푸틴과 만난 이후 코로나19에 따른 봉쇄가 시작되면서 약 4년 5개월 동안 해외에 나가지 않았다.

앞서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이 러시아를 방문하기 위해 10일 오후 전용열차로 평양에서 출발했다고 밝혔다. AP통신 등 서방 매체에 따르면 김정은의 열차는 12일 오전에 국경을 넘어 연해주 하산역을 통과했다.

미국 등 서방 매체들은 김정은이 블라디보스토크에서 10~13일에 걸쳐 열리는 EEF에 참석해 푸틴과 만난다고 예상했다. 그러나 김정은의 열차는 12일 블라디보스토크를 지나쳐 연해주 북서쪽의 아무르주를 향해 이동했다.

보스토치니 기지는 러시아가 옛 소련 시절 카자흐스탄에 건설한 바이코누르 우주기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새로 지은 우주 시설이다. 2012년 착공하여 2016년에 처음으로 로켓을 발사했고 당시 3000억~4000억루블(약 5조2560억~7조80억원)의 예산을 들여 건설했다. 러시아는 지난 8월 보스토치니 기지에서 약 47년 만에 달 탐사선 '루나 25호'를 발사했으나 달 착륙에는 실패했다.

콤소몰스크나아무레는 전투기와 군함 조선소가 들어선 산업 도시다. 이곳의 유리 가가린 공장에서는 민간 항공기뿐 아니라 수호이 전투기 등 군용 항공기가 제조된다. 특히 첨단 5세대 다목적 전투기 'Su-57'의 첫 비행도 이곳에서 이뤄졌다.

러시아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1일 현지 매체와 인터뷰에서 푸틴이 EEF 이후 김정은과 만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페스코프는 12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양자 회담에 대해 "며칠 내로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회담 장소에 대해서는 "아직 말하지 않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