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촬영장 민폐 논란… 대체 언제까지?

김유림 기자 2023. 9. 12.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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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천우희, 장기용 주연의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이 병원촬영 통제 논란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사진=장동규 기자
드라마 촬영장에서의 민폐 논란이 끊임없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 JTBC 드라마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제작사 측은 "병원 측과 협의해 이용객의 동선 전체를 막지 않는 선에서 양해를 구하며 촬영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보호자 분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촬영 중 불편함을 끼치지 않도록 보다 세심한 주의와 노력을 기울이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드라마 촬영팀 인간적으로 너무하긴 하네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의 작성자는 "와이프가 둘째 임신 33주에 조산기가 있어서 고위험 산모실에 입원했다가 퇴원하고 어제 하혈을 하는 바람에 응급실에 갔다가 본관 고위험 산모실로 올라갔다"라며 "그런데 한 조연출이 '드라마 촬영 중'이라고 못 가게 막더라"고 주장했다.

이어 "마음이 급해 죽겠고 스태프는 뛰지 말고 조용히 하라고 뭣 같은 표정으로 가는 길 막으면서 말하길래 '그게 내 알바냐'라고 했더니 표정이 일그러지더라"라고 얘기했다. 다만 해당 글에서는 스태프가 환자를 막은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드라마팀은 병원 로비에서 병원 측과 협의해 환자를 제외한 인원의 동선을 통제하면서 촬영하던 중에 해당 상황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히어로는 아닙니다만'는 남다른 능력을 지녔지만 아무도 구하지 못했던 남자가 마침내 운명의 그녀를 구해내는 판타지 로맨스 드라마로, 장기용과 천우희가 주연을 맡았다. JTBC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뿐 아니라 촬영으로 인한 민폐, 갑질 논란은 계속해서 이어져오고 있다. '오징어게임2', '폭싹 속았수다', '마스크걸' '찌질의 역사'등 여시민들에게 불편함을 안겨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2'도 촬영장 갑질논란에 휩싸여 사과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넷플릭스 오리지널 '오징어 게임2'도 촬영장 갑질 논란이 일자 사과한 바 있다. 당시 한 누리꾼은 인천공항 방문객임을 밝히며 "에스컬레이터 이용하려 하니까 스태프 중에 180㎝가 넘어보이고 덩치 큰 사람이 사람들을 막으면서 너무나 당당하고 기분 나쁜 명령조로 다른데로 돌아가라고 말했다"고 주장해 파장이 일었다. 이 글을 쓴 작성자는 "촬영이 벼슬인가 어이없다"며 "인천공항 전세낸 것도 아니고, 전부터 예능이나 드라마 촬영 스태프들이 시민들한테 예의 없게 굴어서 논란된 적 여러 번 있었는데 이 스태프는 모르나보다"고 지적했다.
그러자 '오징어 게임2' 측은 "촬영 중 시민께서 불편을 겪으셨다는 내용을 접했다. 촬영 과정에서 시민 분들에게 현장 상황에 대한 자세한 안내를 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배우 박보검 아이유 주연의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 측이 민폐 촬영에 대해 사과했다. /사진=임한별 기자, 장동규 기자
박보검과 아이유 주연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도 촬영장 민폐 논란으로 방송 전부터 고개를 숙였다. 한 시민은 '고창 청보리 축제 드라마 촬영 민폐'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축제에 참여해 유채꽃밭에 들어가려고 했는데 드라마 스태프가 길을 막았고, 사진 촬영을 하지 말라고 소리쳤다고 밝혔다. 이에 '폭싹 속았수다' 측은 "불편을 겪으신 시민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안전한 촬영과 스포일러 유출 방지를 위해 노력했으나 귀중한 시간을 내어 방문하셨을 분들에게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다. 앞으로도 촬영 과정에 더욱 신중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사과했다.
이밖에 서인국·박소담 주연의 '이재, 곧 죽습니다'도 스태프 막말 논란에 휩싸인 바 있으며, 정우성·신현빈 주연의 드라마 '사랑한다고 말해줘', 박은빈 주연의 드라마 '무인도의 디바' 측도 시민들에게 불편함을 끼쳐 사과한 바 있다. SBS 새 드라마 '7인의 탈출'은 가정집 대문 막기와 소방로 불법주차로 쓴소리를 들은 바 있다. 당시 촬영팀은 촬영 현장 주변의 가정집 문 앞을 차량으로 막아 주민에게 민폐를 끼쳤고 금지구역에 주차해 피해를 입혔다. 민원을 제기한 시민이 제작진에 차를 빼달라고 부탁했지만 상황이 반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12월 첫 공개될 티빙 '이재, 곧 죽습니다'가 스태프 막말 논란에 휩싸였다. /사진=티빙 제공
조병규 주연의 '찌질의 역사' 촬영팀은 가정집 대문을 막고 소방로에 불법주차를 한 점, 고현정 주연 '마스크 걸'은 소음과 쓰레기 무단투기로 논란을 빚었다. 해당 논란이 커지자 '찌질의 역사'와 '마스크 걸' 모두 공식 사과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하는 입장문을 냈다. 김도훈, 채원빈이 출연하는 KBS '드라마스페셜 2023' 중 일곱 번째 작품 '고백공격' 역시 대학교 건물 내에서 재학생의 이용을 막은 채 촬영했다는 논란이 커졌다.

이밖에 여러 드라마가 시민과 마찰을 일으키며 민폐 촬영 논란에 휩싸였지만 여전히 문제는 계속해서 터져나오고 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은 정신없이 바쁘고 복잡하지만 이 같은 이유로 시민에게 피해를 줘선 안된다. 논란의 행위와 사과의 반복은 결국 드라마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고, 특히 불필요한 논란은 시작을 앞둔 드라마에게도, 출연하는 배우에게도 득이 될 게 없기 때문이다.

김유림 기자 cocory098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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