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폭우에 댐 붕괴 사망자 2천명 넘었다

폭풍우가 덮친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의 알무하일리 마을 전체가 11일(현지시간) 물에 잠겨 있다. AP연합뉴스

북아프리카 리비아 동부에 초강력 폭풍우가 덮쳐 2000명이 넘게 사망하고 수천 명이 실종됐다.

11일(현지시간) AP통신은 "지중해 폭풍 '대니얼'이 리비아에 엄청난 홍수를 일으켜 동부 여러 해안 도시에서 댐이 무너지고 동네 전체가 휩쓸려 내려갔다"고 전했다. 가장 큰 피해는 데르나 지역에서 발생했다. AP통신은 "산에서 도심으로 흘러내리는 강을 따라 주거지역 전체가 사라졌다"면서 "강에서 멀리 떨어져 있던 아파트 건물 일부가 진흙 속으로 무너졌다"고 참혹했던 상황을 전했다. 동부에 주둔한 리비아군의 아흐메드 알 모스마리 대변인은 "데르나에서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섰고, 5000~6000명이 실종된 것으로 보고됐다"면서 "인근 댐 2개가 무너지며 돌발적으로 홍수가 일어난 것이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데르나는 전기와 통신이 두절된 재앙적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에삼 아부 제리바 리비아 동부 내무장관은 "희생자 상당수가 지중해 쪽으로 휩쓸려갔다"고 말했다.

리비아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집계된 사망자 수는 61명이지만, 데르나 지역 사망자 수는 포함되지 않았다. 댐 2개가 무너지면서 물에 휩쓸린 실종자는 수천 명인 것으로 추정된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은 이번 홍수로 1만명이 실종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인구 12만5000명의 해안 도시 데르나에서 수습된 시신만 1000구에 달한다. 오사마 하마드 리비아 동부 행정책임은 데르나를 재난 지역으로 지정하고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리비아는 2011년 '아랍의 봄' 혁명 여파로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동부를 장악한 리비아국민군(LNA)과 서부의 통합정부가 대립하는 무정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권한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