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찾을지 궁금했다” 공항 폭탄테러 예고 30대 구속
[KBS 제주] [앵커]
지난달 초 제주공항을 비롯해 전국 공항을 대상으로 폭탄 테러 등을 예고한 온라인 글에 경찰이 대대적인 수색을 벌인 일 기억하십니까?
이후 공항엔 장갑차와 경찰 수색대까지 배치됐죠.
이 글을 게시한 30대 남성이 경찰에 구속됐습니다.
경찰이 실제 자신을 잡을 수 있을지 궁금했다는 데, 결국 잡혔습니다.
민소영 기자입니다.
[리포트]
서울의 한 가정집.
경찰 수사관이 한 남성으로부터 압수한 노트북을 꼼꼼히 살핍니다.
["(이거 컴퓨터, 한 번 미셨나 봐요.) 네? (포맷하셨어요?) 포맷이요? 음…."]
지난달 초, 제주공항에 폭탄테러와 흉기 살인을 예고한 협박성 글을 올린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이 남성은 지난달 6일 밤, 제주공항을 시작으로 자정 넘어까지 김해와 대구, 인천과 김포 등 전국 5개 국제공항을 겨냥한 익명의 테러 예고 글을 연이어 온라인에 올린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컴퓨터 관련 전공자인 이 남성은 추적을 피하려 해외 IP로 접속해 게시물을 남기고, 범행 후엔 컴퓨터와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치밀함을 보였습니다.
혐의를 부인하던 이 남성은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고 나서야 사실을 자백했습니다.
전국 주요 국제공항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협박 글이 잇달아 올라오면서, 경찰특공대가 투입되는 등 전국적으로 막대한 공권력 낭비도 초래했습니다.
당시 제주 등 전국 5개 공항에 장갑차를 비롯해 동원된 경찰 인력만 3백 명을 넘었을 정도입니다.
경찰은 이 남성을 협박과 위계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김성훈/제주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장 : "피의자의 범행 동기는 영화 '캐치 미 이프 유 캔'을 연상시킬 만큼, '경찰이 자신을 추적하고 검거할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었다'였고."]
경찰은 법무부 등과 협의해 이 남성에 대한 형사 처분은 물론,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민소영입니다.
촬영기자:고진현/그래픽:고준용
민소영 기자 (missionalist@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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