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이재명 4시간30여분만에 귀가…연휴 전 영장(종합2보)

배수아 기자 2023. 9. 12.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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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1시39분부터 시작된 2차 조사…오후 6시12분께 모습 드러낸 이재명
이재명 "증거 하나도 제시 못해" vs 검찰 "증거 법리에 따라 형사사법절차 진행할 것"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재조사를 마치고 나오고 있다. (공동취재) 2023.9.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수원=뉴스1) 배수아 기자 = 검찰이 4시간30여분에 걸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2차 피의자 조사를 마쳤다. 이 대표는 이번에도 "증거는 하 나도 제시하지 못했다"며 검찰을 질타했다.

12일 수원지검 형사6부는 이날 오후 1시39분부터 시작된 이 대표에 대한 2차 피의자 소환 조사를 1시간50여분만인 오후 3시28분께 마쳤다.

이후 이 대표는 오후 3시48분께 2차 조사에 대한 조서 열람을 먼저 시작했고 이에 대한 서명 날인은 오후 5시52분께 끝났다. 하지만 지난 9일 조사에 대한 조서 열람 날인은 결국 하지 않았다.

이날 오후 6시12분께 수원지검 앞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낸 이 대표는 검찰 조사가 어땠는지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 왜 불렀는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증거란 하나도 제시하지 못했고, 형식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 두 차례나 이렇게 소환해 심문하는 게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사실이 아니니 증거라는 게 있을 수 없고 그러다보니 의미없는 문서 확인을 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다 보냈다"고 검찰에 날을 세웠다.

끝으로 "결국 사필귀정이다. 잠시 억압하고 왜곡‧조작할 수 있겠지만, 오래가지 못한다"며 민주당 의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대기한 검정색 카니발 차량에 올라 수원지검을 떠났다.

이어 이 대표와 함께 입회한 박균택 변호사(민주당 정치탄압대책위 부위원장)가 취재진에게 설명을 이어갔다.

박 변호사는 1차 조사에 대한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진술 취지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1차 조사 당시 이 대표가 검찰이 질문한 상황에 대해 '황당하다'는 표현을 했는데, (검찰은) 마치 이를 이화영에게 황당하다고 한 것인양 (검찰이) 조서에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1차 조서에 대한 증거능력은 없다는 게 박 변호사의 입장이다.

경기도 공문 서명에 대해서는 '운전면허증에 있는 경찰청장 직인'을 비유하면서 "그럼 청장이 나한테 발급해 준거냐"며 "전결권에 따라 관인이 찍히는 것이지 도지사가 결재했다는 의미가 아니다"고 못박았다. 그러면서 "방북 추진과 관련한 구체적인 문서에 대해 하나하나 도지사가 다 챙기는 게 아니다"고 일축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에 대해서는 "김성태가 북한하고 주가조작에 대한 이익을 나눠먹기 위한 사건이지 이재명과 관련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100억이나 (대납했다는) 사람을 차 한 잔도 안 마시고 면담을 거부한 게 상식적으로 안맞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날 조사를 마친 후 박 변호사측은 검찰 간부를 '공무상 기밀누설·피의사실 공표·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구두상 고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지난 1차 조사 당시 이 대표가 진술한 내용에 대해 이날 일부 언론에서 왜곡해 보도됐다"며 "보안을 누설한 검찰 간부부터 징계하고 처벌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재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9.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지난 1차 조사때와 마찬가지로 검찰은 이날 이 대표의 2차 조사가 끝난 후 "이 대표는 2차 조서 서명 날인 후 1차 조서를 열람하던 중 갑자기 1차 조서는 열람하지 않겠다고 하면서 일방적으로 퇴실했다"고 즉각 입장을 냈다.

검찰은 이 대표에 대한 소환조사를 오늘자로 마무리하고 증거와 법리에 따라 향후 형사사법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검찰청에서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재조사를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인사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9.12/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은 쌍방울그룹이 2019년 경기도가 북한에 내야 할 스마트팜 지원비 500만 달러와 당시 도지사인 이 대표의 방북비용 300만 달러 등 총 8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내용이다.

검찰은 이 대표가 경기지사 시절 '쌍방울 대북송금' 대납 과정에 관여했다고 보고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해 소환했다.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의 키맨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구속기소)는 이에 대해 줄곧 혐의를 부인하다가 지난 6월 검찰 조사에서 입장을 일부 바꿔 "쌍방울에 도지사 방북 추진을 한 번 추진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했다.

이후 이 전 부지사는 이 대표 소환을 이틀 앞두고 자필 진술서를 언론에 공개하고 "임의성(자발성)이 없는 상태에서 한 허위 진술"이라며 입장을 재차 뒤집었다.

이 대표의 이번 소환은 지난 2022년 10월14일 검찰이 '쌍방울 대북송금' 정황에 대한 수사에 착수한 지 11개월만에 이뤄졌다.

지난 1월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조사받은 것을 포함해 지난 9일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 1차 조사와 더불어 제1야당 대표로는 여섯 번째 검찰 출석이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조사를 마친후 대북송금 의혹과 함께 서울중앙지검이 수사 중인 백현동 개발 특혜 의혹을 묶어 검찰이 이 대표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 국회가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가결해 법원이 심문 일정을 서두를 경우 추석 전 구속 여부가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sualuv@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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