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잔액 늘고 연체율 오르고… 지속되는 부동산 PF 부실

이도형 2023. 9. 12.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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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금융시장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2분기에도 계속됐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났다.

이어 저축은행에서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4.61%, 여신전문금융사가 3.89%로 각각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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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관련기관 점검회의
2분기 PF 대출잔액 133조… 1.5조↑
연체율은 0.16%P 상승한 2.17%
증권사 17%대 치솟아 위험 가중
당국, 상승폭 둔화… 관리 가능 판단
시장선 저축銀 등 2금융권에 우려
신평사들 신용등급 조정 줄이어
올해 국내 금융시장 최대 ‘뇌관’으로 꼽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2분기에도 계속됐다. 대출잔액은 늘어났고 전 업권에서 연체율은 올랐다. 금융당국은 연체율 상승 속도가 줄어들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위험관리가 가능하다고 보지만, 시장에서는 증권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에서 하반기에 부실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증권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은 물론 해외부동산 부실 문제도 녹록지 않다.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도심 모습. 뉴시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2일 금융감독원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한국은행, 캠코·주택금융공사 등 정책금융기관, 주요 금융지주 등과 함께 제3차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 추진상황 점검회의를 열었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국내 부동산 PF 대출잔액은 총 133조1000억원으로 1분기 대비 1조5000억원 늘어났다. 2020년 말 이후 꾸준한 증가 추세다. 연체율도 높아졌다. 6월 말 기준 2.17%로 3월 말 2.01%보다 0.16%포인트 상승했다.

업권별로 볼 때는 증권사 연체율이 6월 말 기준 17.28%로 3월 말보다 1.4%포인트나 오르면서 연체율이 가장 높았다. 증권사 PF 연체율은 2021년 말 3.71%에서 2022년 말 10.38%, 올해 3월 말 15.88% 등으로 크게 오르고 있다. 이어 저축은행에서의 부동산 PF 연체율이 4.61%, 여신전문금융사가 3.89%로 각각 집계됐다. 보험사는 0.73%였고 은행의 경우는 0.23%였다. 부동산 PF 거래 규모가 큰 은행과 보험사의 연체율 규모가 1%를 넘지 않았지만, 대출잔액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권(대출잔액 5조5000억원)과 저축은행(10조원)의 연체율은 높았다.
금융당국은 연체율이 올라가고는 있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본다. 1분기에 비해 2분기 연체율 상승폭이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연체율 상승추세가 크게 둔화해 금융 전반의 위험으로 퍼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금융위는 전했다. 금융위는 부동산 PF 관리를 위해 진행 중인 ‘PF 대주단 협약’의 운영상황도 공개했는데 8월 말 기준 총 187개 사업장에 적용 중이며, 이 가운데 건설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기 전에 대출이 이뤄지는 ‘브릿지론’ 단계가 전체 협약 중 77%인 144개에 달했다.
금융당국의 판단과 달리 시장에서는 ‘노란불’이 깜빡거린다. 특히 제2금융권에 대한 우려가 깊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4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상반기에 만기도래가 예정됐던 증권사의 국내 부동산 PF 익스포저(노출액) 5조2000억원 중 73%가 만기연장됐다”며 “부동산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경우 만기연장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와 사업성 하락 등으로 최종 손실 규모가 커질 가능성이 상존한다”고 지적했다. 신용평가사들은 최근 저축은행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리고 있다. 재무상황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인데 부동산 대출 문제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부동산 PF 사업 정상화 추진 상황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해외부동산 투자 부실 문제도 우려가 여전하다. 특히 증권사들이 투자한 경우가 그렇다. 국내 증권사들은 대부분 해외부동산을 지분투자와 같은 ‘후순위’로 투자했는데, 부동산 가격이 상승할 때는 적은 가격으로도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수익 악화로 매각이나 리파이낸싱(재융자)이 이뤄지면 선순위부터 자금이 돌아가기 때문에 후순위인 지분투자의 경우 큰 손실을 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증권사의 해외부동산 익스포저는 지난 3월 말 기준 13조7000억원으로 이 가운데 7조원이 공실률이 높은 해외 오피스에 집중됐다. 해외 오피스의 경우 중소형사(1조2000억원)보다 대형사(5조9000억원)에 몰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도형·안승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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