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케인 ‘다니엘’ 리비아 강타… 최소 2300명 이상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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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 탓에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거대한 폭풍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강타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만명에 달하는 실종자가 나왔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비아 동부 지역을 강타한 폭풍 다니엘이 만든 홍수로 이날 동북부 도시 데르나 등지에서 사망과 실종이 다수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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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드문 사막에 하루 414㎜ ‘물폭탄’
동부지역 도시 인근 댐 두 곳 붕괴
집중호우 대비 안 돼 무방비 노출
1만명 실종… 사망자 더 늘어날 듯
재해지역 지정·3일 애도기간 선포
지구온난화 탓에 비정상적으로 발달한 거대한 폭풍이 북아프리카 리비아를 강타해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1만명에 달하는 실종자가 나왔다고 미국 CNN방송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당초 11일 오후 발표된 사망자 수는 61명이었지만 이 집계는 가장 피해가 큰 데르나의 사망자 수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였다. 도시 인근 댐 두 곳이 붕괴하며 치명적인 홍수가 발생한 데르나의 피해가 포함되자 사망자 숫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종자 중 상당수가 물에 떠내려간 것으로 추정돼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리비아 보건당국은 이날까지 매장한 시신만 700구에 달한다고 밝혔다.
데르나 외 지역도 집중호우로 동부 벵가지에서는 최소 150명이 숨졌으며 사망자 수가 250명까지 늘 수 있다고 적신월사(적십자사에 해당하는 이슬람권 기구)가 밝혔다. 적신월사는 소속 자원봉사자 3명도 홍수로 고립된 이들을 구하다 목숨을 잃었다고 이날 밝혔다. 동부 도시 베이다에서도 최소 46명의 사망자가 보고됐다. 리비아 동부 의회가 지명한 오사마 하마드 총리는 데르나를 비롯한 피해 지역을 재해 지역으로 지정하고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했다.
이달 초 지중해에서 발생해 그리스와 튀르키예, 불가리아 등에 많은 비를 뿌리며 최소 26명의 사망자를 낸 폭풍 다니엘이 이번엔 사막지역인 북아프리카를 덮쳤다. 당초 온대성 저기압이었던 다니엘은 지구온난화 영향 속 여름 내내 이어진 폭염으로 뜨거워진 지중해 바닷물에서 에너지를 얻어 ‘지중해 허리케인’으로 불리는 열대성 저기압 ‘메디케인(medicane)’으로 성장한 상태다.
다니엘은 강한 바람과 함께 이들 지역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비를 뿌렸는데 동부 도시 베이다는 24시간 동안 무려 414.1㎜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베이다는 9월 평균 강수량이 약 13㎜, 연평균 강수량이 약 543㎜인 건조한 지역이다. 1년 강수량의 70% 넘는 비가 하루 만에 쏟아진 것이다. 데르다 지역의 마을 알 아브라크에도 하루 동안 약 170㎜의 비가 내렸다.
이들 지역은 사막지대 특성상 평소 집중호우 대비가 거의 되어 있지 않아 예상치 못한 홍수에 도시가 무방비로 노출됐다. 한 목격자는 로이터통신에 데르나 일부 지역에 3m 가까이 물이 차기도 했다고 밝혔다. 결국 오랜 내전 영향 속 노후화된 댐이 붕괴하며 많은 인명피해로 이어졌다.
다니엘은 리비아 동부를 거쳐 이웃 나라인 이집트로 이동한 뒤 소멸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히 다니엘은 리비아의 건조한 지형에서 에너지를 잃어 강도가 약해졌지만, 북아프리카 대부분 지역이 사막지대로 집중호우 대비가 부실해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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