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시고랭 대신 유리씹은 손님의 ‘씁쓸한 소송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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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은 힘으로도 충분한데 쓸데없이 많은 힘을 들인다.
즉,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다가 나중에 큰 힘을 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일부로 유리조각을 음식에 넣었을리 없다.
12일 A씨는 광주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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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 감정싸움 결국 법정으로
[헤럴드경제(광주)=서인주 기자]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적은 힘으로도 충분한데 쓸데없이 많은 힘을 들인다. 즉, 일을 미리 처리하지 않다가 나중에 큰 힘을 들이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 7월 아시아퓨전음식을 파는 광주의 한 유명식당에서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새끼손톱 크기의 날카로운 유리파편이 주문한 음식 나시고랭(인도네시아 볶음밥)에 숨어 있었다. 이를 모르고 먹던 회사원 A씨는 ‘우지직’ 유리파편을 씹었고 결국 멀쩡한 어금니 2개가 손상되는 피해를 입었다. 얼마나 통증이 심했으면 광대뼈가 얼얼해졌다고 했다.
원인은 주방에서 요리하다 소스병이 깨진 것으로 추정된다. 일부로 유리조각을 음식에 넣었을리 없다. 요리사의 실수인 것은 분명하다. 사람이니까 실수 할 수 있다.
“보험에 들어 있으니 손해배상 해드리겠습니다”
음식비용까지 낸 A씨는 이후 한달 넘게 치과 치료에 매달렸다. 1시간 넘게 광주의 병원을 오가며 직장 업무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치료비 등에 많은 돈이 들었다. 진단결과 치아의 보철물을 주기적으로 교체 또는 관리해야 한다고 하니 걱정이 앞섰다. 치아의 특성상 제대로 된 보상을 받지 못하면 개인부담이 계속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업주가 찾아와 사과하는 모습은 없었다.
전화통화나 문자에도 연락이 제때 않으니 무시당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분통이 터졌다. 분명 잘못한 건 식당인데 도리어 손님이 애를 태우는 상황이 연출되면서 상황은 꼬이기 시작했다.
대신 보험설계사가 몇차례 찾아와 협상을 제안했다.
신뢰와 믿음은 상실되기 시작했고 그 자리에는 울화와 분노의 감정만 커져갔다.
“돈이 목적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죄송하다”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있었다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죠. 다친 건 치아인데 지금은 마음이 더 아픕니다. 안전 불감증과 재발방지를 위해 민사소송을 제기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12일 A씨는 광주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감정다툼이 이제는 법정싸움으로 번졌고 논란은 확산될 조짐이다. 서구청도 위생점검 등 현장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영업정지 등 행정처벌도 예상된다.
물론 업주 입장에서도 억울한 면은 있을 것이다. 처음 겪는 일이라 초기대응이 세련되지 못했고 피해자와 껄끄러운 관계에 소통을 미뤘을 수 있다.
하지만 이곳은 광주의 핫플로 주목받는 곳이다. SNS를 통해 남녀노소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고 있다. 이대로라면 제2의 피해자가 나 올 수 있고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 책임있는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다가 결국에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칠 수도 있다.
sij@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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