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공식강연 나선 MB…"수년간 오지여행하고 돌아왔다"

장도민 기자 2023. 9. 12.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서 기조강연
재임시절 위기 극복 사례 언급…"위기때 더 힘 모으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 롯데호텔에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제주=뉴스1) 장도민 기자 = "반갑다는 말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제가 지난 수년간 오지 여행을 하느라 여러분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지난해에 긴 여행에서 돌아와서 여러분을 뵙게 됐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이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가운데 중소기업이 가장 선호하는 인물로 꼽힌다. 그는 당선인 시절부터 중소기업을 챙겼다.

이 전 대통령은 "저는 참 어려울 때 여러분(중소기업인)을 만났다"며 "서울시장 때 눈코 뜰 새도 없이 일했는데 대통령이 되자 한 달 만에 광우병 사태가 터졌다. 전세계 154개국에서 미국산 소고기를 먹는데 왜 우리만 그랬는지 모르겠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가 터졌다. 대기업은 초봉을 낮추고 대기업 중역의 봉급은 30% 깎고, 공무원 임금은 2년간 동결하고 노조에겐 임금인상을 목표로 투쟁하지 말라고 했다. 그런데 모두가 협조해줬다"고 회상했다.

그는 "더 고마웠던 것은 미국에서 300억달러, 중국이 300억달러, 일본이 300억달러를 통화스와프 형태로 자금을 확보했었다.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규모였다"며 "그때는 중국과 잘 지냈었다. 여기서 더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으니까. 요새 분위기가 그러니까(여기까지만 하겠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렇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나니 유럽 등 각국 정상들을 만나면 서로 내 옆에 앉고싶어했다. 당시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우리는 0.2%지만 플러스 성장을 해서 세계로부터 칭찬받았다. 그래서 그런거 같다고 기억을 되돌아본다"고 떠올렸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 롯데호텔에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개막식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그는 "이것은 대통령이 한 게 아니고 우리 기업들이 한 것이다. 그때 기업들이 많이 수출을 했다. 특히 위기일수록 중소기업이 더 해줬다. 그래서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5년간(재임시절) 중소기업이 경제단체에서 중심이 되도록 당시 대기업 총수 15명을 청와대로 불러서 '여러분이 총수하면서 여러분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대표를 만나서 밥이라도 한끼 먹어본적 있나'라고 물었다. 그런데 아무도 대답하지 않더라. 그래서 부탁했다. 로켓을 대기업에서만 만들 수 있나. 다 중소기업에서 부품을 만들기에 가능한 것이다. 그것이 모여서 우주로 가고 하는 것. 내가 대기업에 잘 보일 일이 없으니 신랄하게 말했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다음 모임 때 한 총수가 오랫동안 거래한 중소기업을 찾아 점심시간에 밥도 먹고 했는데, 자기네 회사에서 요란하게 만든 것보다 더 밥맛이 좋다고 했다"며 "이것이 동반성장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힘을 합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 지금도 후퇴하지 않았을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자신의 재임시절 만든 미소금융도 언급했다. 돈을 빌리기 어려운 소상공인들을 위해 삼성이나 현대 같은 기업들이 기금을 만들고 거의 이자를 받지 않으면서 빌려주도록 했었다.

그는 "지금 정부도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지난번 행사때 윤석열 대통령이 중소기업중앙회장을 옆에 앉혔던데 보고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며 "위기라고 생각할 때 더 힘을 모으고 적극적으로 하자"고 당부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개막식을 찾아 기업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이 12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 롯데호텔에서 열린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개막식을 찾아 기업 관계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2023.9.12/뉴스1 ⓒ News1 오현지 기자

한편 지난해 사면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력이 공식석상에서 강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전 대통령은 개막식이 시작되자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행사장에 들어선 직후 곳곳을 다니며 장내 최고경영자(CEO)들과 악수를 나눴다.

그는 입장 직후 반가운 표정으로 4분가량 장내를 다니면서 CEO들의 어깨를 토닥이고 "오랜만이다"라고 대화를 나누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참석자들 사이에서도 "반갑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또 뵐 수 있어서 영광입니다" 등 반가움을 표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jdm@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